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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연결 착공식…北 “남눈치 보며 주춤거려선 통일열망 실현 못해"

2018-12-26 18:16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남북은 26일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동ㆍ서해선 남북 철도ㆍ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개최했다. 착공식 참석자들이 서울과 평양이 표기된 도로표지판 제막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26일 오전 북한 개성시 판문역에서 열린 남북 동서해선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참석한 김현미(왼쪽부터) 국토교통부 장관, 북한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판문역공동취재단·미디어펜=김소정 기자]남북이 26일 각각 열차를 타고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만나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을 열고 경제협력과 공동번영을 다짐했다. 착공식에 참석한 외빈들도 남북관계 발전과 비핵화 진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착공식을 위해 편성된 새마을호 특별열차는 이날 오전 6시48분 서울역을 출발해 오전 8시12분 도라산역 도착, 참석자들의 출경 수속을 밟았다. 이후 오전 8시29분 다시 출발한 열차는 5분 후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한 뒤 오전 8시40분 북측 사천강 교량을 지나 오전 8시52분께 판문역에 도착했다. 

남측에서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이산가족, 남북 화물열차 기관사 등 100여명이 착공식에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 방강수 민족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김윤혁 철도성 부상,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최병렬 개성시 인민위원회 위원장 등 100여명이 자리했다. 

이날 오전 9시30분쯤 김 장관과 조 장관을 비롯한 남측 인사들이 열차에서 하차하자 북측의 방강수 위원장이 맞이했다. 판문역 내 마련된 환담장에는 리선권 위원장을 포함한 북측 주석단이 기다리고 있다가 남측 내빈을 맞이했다. 

리 위원장은 환담장에서 “1년을 돌아보니 참 빨랐다. 고위급회담도 있었고, 평창올림픽도 있었다”면서 “철도·도로 연결은 남북이 함께 가는 의미가 있으며, 오늘 참여한 사람들이 '침목'처럼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통일부 당국자가 전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착공식에서 김윤혁 북한 철도성 부상은 착공사를 맡아 “지금이야말로 통일의 기적소리, 경적소리가 힘차게 울려 퍼질 그날을 위해 과거를 덮고 외풍과 역풍에 흔들림 없이 곧바로 나아가야 할 때”라며 “북남 철도·도로 사업의 성과는 우리 온 겨레의 정신력과 의지에 달려 있으며, 남의 눈치를 보며 휘청거려서는 어느 때 가서도 민족이 원하는 통일연방을 실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부상은 이어 “북남철도, 도로협력의 무진장한 동력도 우리 민족 내부에 있고 전진 속도도 우리 민족의 의지와 시간표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남측 주빈으로 자리한 김현미 장관은 기념사에서 “철도와 도로로 더욱 촘촘하고 가까워진 동아시아는 철도 공동체를 통해 경제협력과 공동번영을 견인할 것”이라며 “물론 이 희망의 전제는 바로 평화이며, 오늘의 착공식은 평화와 화합을 다짐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어 “철도와 도로의 연결을 통한 남북 간 교류와 왕래는 한반도 평화를 더욱 굳건하게 만들어줄 것이며, 적대와 대립에 쓰였던 수많은 비용과 노력은 공동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쓰일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일상을 더욱 평화롭고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이라면서 “대립은 서로에게 족쇄이지만, 평화는 서로에게 날개가 된다. 분단으로 대립하는 시대는 우리 세대에서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침목 서명식이 이어졌으며, 남측에서는 김 장관이 대형 콘크리트 침목에 매직펜으로 ‘함께하는 평화번영 함께하는 남북 철도, 도로 연결’이라고 적었다. 북측에서는 김 부상이 역시 매직펜으로 ‘동·서해선 북남철도 도로관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기념하며’라고 적었다. 

26일 오전 개성 판문역에서 진행된 '동·서해선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서 남북 관계자들이 궤도 체결식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궤도 체결식에는 남측 김정렬 국토부 2차관과 북측 김 부상을 중심으로 남북 인사 총 10명이 참여했다. 2명씩 짝을 지어 철로에 선 남북 인사들이 힘을 합쳐 주황색 봉을 잡아당기자 선로 하단에 걸쳐져 있던 검은색 코일스프링이 “끼익, 탁” 소리와 함께 순차적으로 맞물렸다. 

이어 남북 인사 4명이 도로표지판의 막을 걷어내자 왼쪽에는 ‘서울’ 오른쪽에는 ‘평양’이라고 적힌 도로표지판을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착공식에 북측 단장으로 참석한 리선권 위원장은 공식 행사가 끝나고 남측 취재진과 만남 자리에서 착공식에 대한 소회를 묻자 “감개가 무량합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실제 공사가 언제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남측과 협의할 겁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날 착공식에 외빈으로 참석한 추궈홍 한국 주재 중국대사는 “이번 착공식은 남북관계에 큰 진전을 이루는 것”이라며 “남북 관계, 평화와 비핵화를 긍정적으로 추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이어 “남북 간 철도가 되도록 빨리 연결돼 중국으로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지금 평양에서 베이징까지 철도가 운영되고 있다. 서울과 평양이 이어지게 되면 나중에 서울에서 바로 기차 타고 베이징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날이 빨리 오기를 고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추궈홍 중국대사 외에도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대사가 외빈으로 참석했으며, 미국과 일본 관계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착공식 준비 시일이 촉박해 TSR(시베리아횡단열차)과 TCR(중국횡단열차) 관련 국가를 중심으로 초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착공식 이후 남북은 각각 오찬을 따로 했으며, 오찬 종료 후 남측 참석자들을 태운 특별열차는 오후 1시14분 판문역을 출발, 오후 1시33분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귀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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