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은 이제 기업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정보기술(IT)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는 우리 사회에 또 다른 기회이자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이 가운데 협업시스템이 기업과 사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기업들도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협력사와 제휴 스타트업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 미디어펜은 '우리 함께'라는 의미의 '위더스(With Us)' 기획 시리즈를 통해 사회와 함께 성장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퀀텀점프2020-위더스⑧]삼성전자 C랩 출신 스타트업 '룰루랩'…해외 진출 박차
[미디어펜=조우현 기자]“C랩을 통해 2년 정도 개발 과정을 거친 뒤 창업을 한 덕분에 (다른 스타트업에 비해) 시행착오를 덜 겪은 편이다. 룰루랩은 삼성전자와 독립된 기업이지만 서로 윈윈하는 방안을 계속해서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 사내벤처 프로그램 C랩의 22번째 스핀오프 기업 ‘룰루랩’에 근무하는 엄희진 매니저는 “지금 하는 일이 즐겁다”고 했다.
룰루랩은 지난 2015년 C랩에 참여했던 임직원들이 회사를 퇴사하고 창업한 스타트업 회사다. 2015년 C랩 과제로 선발돼 ‘루미니’를 개발했고, CES 참가 등 성과와 사업성을 인정받아 2017년 3월 스핀오프를 마치고 법인을 설립했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엄 매니저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한꺼번에 다룰 수 있는 스타트업 룰루랩에 매력을 느껴 창업 초기 멤버로 합류했다. 그는 “이곳에서 다양한 일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 관심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루미니’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얼굴 촬영을 한 뒤 피부를 분석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해 화장품을 추천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피부 데이터’로 뷰티 산업을 연결하는 것이 이 회사의 비전이다.
엄 매니저는 “체중이나 혈당 데이터를 활용한 솔루션은 이미 많이 상용화 돼 있지만 뷰티시장은 데이터가 부족하다”며 “많은 소비자들이 자신에게 딱 맞는 화장품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는데, 룰루랩은 여기에서 피부데이터의 가능성을 보게 됐다”고 소개했다.
피부 속까지 측정 가능한 루미니는 단 한 번의 촬영으로 피부 전체를 구역별로 분석한 뒤, 피부 상태를 모공·주름·피지·붉은기·색소침착·여드름 등 6가지 형태로 분류한다. 그리고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제품을 추천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10초에 불과하다.
엄 매니저는 “피부 분석부터 제품 추천까지 10초 안에 가능한 이유는 인공지능을 적용했기 때문”이라며 “이는 뷰티 시장에서 최초”라고 강조했다.
룰루랩이 'CES 2019'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사진=룰루랩 제공
C랩에서 기초를 탄탄히 다진 룰루랩은 법인을 설립한지 한 달 만에 ‘헤이스타트업 글로벌 데모데이’에서 3위를 차지했다.
또 2017년 9월에는 ‘아시아 하드웨어 베틀 상해 결선’에 입선하는 쾌거를 이뤘고, 같은 해 10월에는 네이버와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최한 ‘AI·빅데이터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세계 미용 박람회 ‘COSMOPORF 아시아 2018’에 참가해 스킨케어 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세계 최대 전자 박람회 ‘CES 2019’에서 이노베이선 어워즈 혁신상을 수상했다. CES 수상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타진할 계획이다.
룰루랩의 이 같은 행보는 삼성전자 C랩에서 기초를 다진 덕에 가능한 일이었다. 충분한 개발과정을 거친 뒤 세상에 나온 룰루랩은 향후 피부 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산업에 도전할 예정이다.
엄 매니저는 “삼성전자와 룰루랩은 완전히 독립된 기업이지만 서로 도움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윈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룰루랩의 시작에 삼성전자의 C랩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C랩에서 개발하는 과정을 거쳤기에 지금의 행보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뷰티 데이터라는 분야가 생소하기도 하고, 주목을 받는 분야이기도 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며 “피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헬스케어 산업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룰루랩은 삼성전자 C-Lab 출신 기업으로, 인공지능 피부 분석 솔루션 루미니를 개발했다. 2018년 1월 CES 2018 전시에서 글로벌 런칭을 마치고 현재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C랩은 삼성전자가 창의적 조직문화를 확산하고 임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2012년 12월부터 도입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220여개의 아이디어를 발굴, 육성하고 있다.
또 창업이 가능한 C랩 과제들은 삼성전자에서 독립해 스타트업으로 나가 지금까지 36개 과제가 창업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