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삼성과 LG, SK가 모빌리티(이동성)를 주목하고 있다. 세 그룹은 정보기술(IT)이 자동차와 빠르게 융합되면서 모빌리티를 차세대 먹거리로 점찍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LG·SK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 5G 통신 등 IT 기술과 자동차의 시너지 확대를 위해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자동차에서 전장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빠르게 늘고 있다. 자동차 제조원가에서 전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1970년대에는 5% 수준이었으나 2020년에는 50%를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자율주행, 수소·전기차 시대가 현실로 다가온 상황에서 IT와 자동차를 따로 떼놓고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전자 모델이 개인에게 최적화된 환경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공하는 차량용 '디지털 콕핏 2019'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IT기술이 대거 접목되면서 비자동차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미국의 구글과 아마존, 인텔 등 ‘IT 공룡’들도 대거 자동차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4대 미래성장사업의 하나로 전장을 지목한 삼성은 2017년 3월 인수한 하만과 자동차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만의 기술이 결합된 전장제품은 오는 2021년부터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의 차량에 본격 탑재될 전망이다.
이달 초 미국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2019)에서 삼성전자는 디지털 콕핏 2019를 선보였다. '뉴 빅스비'로 연결성이 강화된 이 제품은 현장에서 하만의 안정적인 하드웨어와 삼성전자의 수준 높은 소프트웨어가 결합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셀룰러 기반 차량 통신(V2X)의 고도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 기술은 앞으로 5G 네트워크 기술과 결합해 새로운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종환 삼성전자 전장사업팀 부사장은 CES에서 “V2X는 차량과 인프라 차량과 사람, 차량과 네트워크 등 모든 것이 연결된다”며 “5G와 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굉장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삼성SDI의 배터리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삼성전기의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도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더욱 경쟁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정기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자동차 사업에 힘을 더한 LG도 가속페달을 더욱 깊숙하게 밟고 있다.
LG전자는 이달 초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공지능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MS와 협력을 통해 차세대 주력사업인 자율주행차 부품 및 인포테인먼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는 지난해 오스트리아 헤드램프 전문 제조회사인 ZKW를 인수하는 등 자동차 관련 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2일 GS칼텍스와 ‘에너지-모빌리티 융복합 스테이션’ 조성을 위한 MOU도 체결했다. 양사는 전기차 보급 확대 등 환경 변화에 맞춰 기존 주유소 공간을 재해석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등도 자동차용 부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CES2019에 참가한 SK그룹의 부스 전경 /사진=미디어펜
SK도 변화하는 미래 자동차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SK텔레콤·SK하이닉스·SK이노베이션·SKC 등이 주축이 돼 자율주행, 커넥티드 차량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SK 계열사들의 CES2019에서 ‘SK의 혁신적인 모빌리티’라는 테마로 자동차 기술을 소개하며 관련 사업 공략 의지를 드러냈다.
SK텔레콤은 5G 통신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하고, SK하이닉스는 모빌리티 기술에 필요한 반도체 솔루션을 담당한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를, SKC가 필름 등 소재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SK는 각 계열사들의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을 결집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ES 2019에서 자동차·전장부품 업체들은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카 시대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과 발전된 차랑용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선보였다”며 “자동차 경계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확대되면서 자율주행 기술력 보다는 운전자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강조했다는 점이 과거와는 차별화되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