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경제가 고도성장의 한계에 다다랐다며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6일 한국경제가 주최한 밀레니엄포럼 강연에서 "한국 경제의 잠재 성장률이 추세적으로 낮아지면서 고도성장의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청년층·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고 구조 개혁, 기술 혁신 등으로 인구 고령화가 잠재성장률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수준을 보일 것이다. 다만 내부를 보면 소비는 부진하고 수출에 의존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며 "저성장에 대한 구조적 특성을 갖고 있어 이같은 문제해결 없이는 안정적인 성장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 이주열 한은 총재/뉴시스 |
이를 위해 이 총재는 가계·기업 간 소득 불균형 완화를 도모하고 서비스업 규제 완화와 신성장 동력산업 육성을 통해 생산성과 임금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연일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계대출과 관련해 이 총재는 "대규모 가계부채 부실 가능성은 낮지만 특정부분 가계부채 취약성이 개선되지 못하는 상황이다"라고 운을 뗏다.
한은에 따르면 상위소득계층은 가계부채 70%를 보유하고 있고 가계대출 연체율도 낮지만 저소득층의 원리금 상환 부담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과다채무가구 비중이 상승하고 있다. 또 과다채무가구 비중은 2012년 8.7%에서 지난해 11.1%로 상승했다.
▲ 한국은행 전경 |
한은이 매달 발표하는 가계대출에서 비은행 금융기관의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비은행금융기관 대출 비중은 ▲2008년 43.2% ▲2009년 44.2% ▲2010년 45.6% ▲2011년 47.1% ▲2012년 48.4% ▲2013년 50.0%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가 1200조원, 처분가능소득대비 160%에 이르렀다. 가계부채가 소비 내수를 제약하는 단계까지 와 있는지 그리고 단기간에 금융기관 부실과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거시적 차원에서의 의미를 눈여겨보고 있다"며 "최근에는 금리가 높은 비은행쪽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 조금 우려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장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