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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줘 홈즈' 호응 이끌어낸 '住 예능', 반갑고 기대되면서 걱정도 조금…

2019-02-06 11:24 | 석명 부국장 | yoonbbada@hanmail.net
[미디어펜=석명 기자] 사람이 살아가는 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대표적인 것들이 '의(衣) 식(食) 주(住)'다. 당연히 보편적인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지난 4~5일 MBC에서 설 특집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으로 '구해줘! 홈즈'가 방송돼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집 구할 시간이나 여유가 없는 바쁜 사람들을 대신해 연예인들이 발품을 팔아가며 의뢰인에게 적합한 집을 구해주는 콘셉트의 새로운 프로그램이었다.

단순한 정보 전달 프로그램이어서는 재미가 있을 수 없다. 몇 가지 장치가 등장했다. 집을 구하는 데 분명한 이유가 있는 다양한 의뢰인(외국인, 학생, 맞벌이 부부)을 섭외하고, 연예인들이 '복팀'과 '덕팀'(복덕방에서 따온 팀명)으로 나눠 서로 좋은 조건의 집을 찾아다니며 지역의 특성과 집 구조 및 시세 등 정보를 제공하면서 경쟁하고, 의뢰인이 최종 선택을 하게 만들었다.

정보와 재미가 어우러진 이른바 '인포테인먼트'(인포메이션+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으로서의 가치가 있었다. 시청자들의 호응과 함께 방송 후에는 정규편성을 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많이 나왔다.

사진=MBC '구해줘! 홈즈' 방송 캡처



'의·식·주'가 사람들의 보편적인 관심사이긴 하지만 그동안 예능 프로그램에서 '입는 것', '먹는 것'에 비해 '사는 곳'을 다루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옷이야 따로 정보 제공을 안해도 될 정도로 TV에 비쳐지는 사람들이 입고 나오는 모든 옷들이 다 정보가 될 수 있으니 메인 콘셉트로 특화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드라마나 예능에서 연예인이 눈에 띄는 옷 한 번 입고 나오면 곧바로 다음날 '완판' 소식이 들리곤 한다)

그동안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먹는 것'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이른바 '먹방' 전성시대였다. 숨어있는 맛집을 소개하거나, 어떻게 음식을 만들며 어떻게 맛있게 먹는지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봇물을 이뤘다. '먹방'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의식주가 해결되면 그 다음으로 여행을 다니거나 연애를 하거나 하면서 인생을 즐기고 싶은 것이 또한 사람들의 심리다. 여행 또는 연애 프로그램이 예능의 주류를 이룬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하지만 '사는 곳'은 건너뛰고 있었다.

물론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예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어떤 형식이든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 대세이다 보니, 관찰 당하는 사람들의 주거는 방송을 통해 노출될 수밖에 없었고 화제가 된 경우도 많았다. 또한 인테리어를 바꿔준다든지 하는 형식의 주거와 관련된 예능도 있었다. 하지만 '집'은 일부일 뿐 메인 콘셉트는 아니었다.

'주'가 주가 되는 예능 프로그램 시도가 힘들었던 이유는 덩치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옷이야 한두 벌만 있는 것도 아니고, 마음에 들어 구입했다가도 몇 번 입고 버리거나 장농 한구석에 쳐박아 둘 수도 있다. 맛집은 한 번 가봐서 입맛에 맞으면 단골로 삼고 아니면 다시 안 가면 그만이다. 요리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집은 다르다. 한 번 선택하면 좋든 싫든 최소 수 개월에서 몇 년을 살아야 한다. 매입하거나 전세로 들어가려면 얼마나 많은 돈이 드는가.

바로 이런 이유로 예능 프로그램에서 본격적으로 다루기 힘들었던 아이템이 바로 '주'였다.     
'구해줘! 홈즈'의 시도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정보도 제공했다. 집에 딱히 관심이 없던 시청자들도 먹방 피로감에서 벗어나 새로운 흥미를 느낄 만했다. '사는 곳'에 대한 보편적 관심이 있기에 자신의 현재 상황이나 앞으로의 기대감, 아니면 주위의 예와 비교해가며 프로그램에 눈길을 준 시청자들도 많았을 것이다.

'구해줘! 홈즈'를 기획하고 나름 흥미로운 새로운 형식의 예능을 탄생시킨 제작진에게 박수를 보낸다.

다만, 한 가지 조금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상대적 박탈감이다. 경치 좋은 해외 여행을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부럽긴 하지만 처지가 안되는 사람들은 근처 산이라도 찾아 등산을 한 후 파전이라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즉, 대체제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기가 살았으면 꼭 좋을 집을 방송으로 보더라도 처지가 안되는 사람들은 괜히 속만 더 쓰릴 수 있다.

'구해줘! 홈즈'가 정규 편성이 된다면, 다양한 처지의 의뢰인에게 더욱 실질적이고 도움이 되는 집 정보를 많이 제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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