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 연구원들이 투명PI필름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F(가칭)' 공개를 앞두고 화학업체들이 속속 투명폴리이미드(CPI)필름 시장에 진입,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CPI필름은 투명하고 강도가 높을 뿐 아니라 수십만 번 접혀도 흠집이 나지 않아 차세대 휴대용 제품으로 주목 받고 있는 품목으로, 일반 스마트폰 커버 유리 대체 및 터치스크린 등으로 쓰일 수 있다.
특히 CPI필름이 들어갈 폴더블폰에 대한 시장의 기대심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오는 2023년 시장규모가 1조2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IT업체인 폰아레나가 미국 소비자 1353명을 대상으로 폴더블폰 구매 의향을 물어본 결과 41%가 구매 의사를 보였으며, 나머지 59% 중에서도 다음세대 폴더블폰이 나오면 구매를 고려하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삼성전자는 연간 100만대 수준의 폴더블폰 양산을 고려하고 있으며, 애플·LG전자·화웨이·샤오미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도 폴더블폰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C연구원이 투명PI필름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SKC
이같은 상황 가운데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CPI필름 사업 진출을 노리고 있어 기존 코오롱인더스트리·SKC·스미모토화학과 경쟁이 예상된다.
3M 수석부회장 출신의 신학철 부회장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하면서 신사업부문 집중도를 높이고 있는 LG화학은 이 사업 진출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필름사업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필름 사업이 정보전자소재부문의 실적에 기여하고 있고, 이미 CPI필름과 유사한 제품을 생산 중이라는 점에서 시장 안착이 용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앞서 지난달 미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FCW필름을 선보이면서 시장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달 중으로 최대 8만㎡에 달하는 데모플랜트를 짓고 실증 작업을 거친 뒤 올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400억원 규모가 투입된 이 공장의 생산규모는 30만㎡로, 향후 2공장 증설도 검토 중인 상황이다.
지난 2016년 8월부터 900억원을 들여 구미공장에 CPI필름 양산설비를 구축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자체 개발한 필름의 국내 상표 등록을 완료한 데 이어 최근 생체인식 전문업체인 크루셜텍과 생체인식 기술 접목 솔루션을 공동개발하는 등 CPI필름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지문인식 기능을 코오롱인더스트리의 CPI필름에 접목하는 것으로, 폴더블폰 외에도 기존 스마트폰·키오스크·ATM 등 지문인식이 가능한 보안 관련기기 및 디스플레이에 적용할 수 있다.
SKC는 2017년 12월 필름가공 자회사인 SKC하이테크앤마케팅과 손잡고 진천공장에 CPI필름 일관생산체제 구축에 돌입했다. 이 사업에는 850억원 가량이 투입됐으며, 올 10월 이후 상업화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SKC는 자사가 CPI필름 베이스필름을 만들고 SKC하이테크앤마케팅이 고경도 코팅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CPI필름 공정을 기존 유색PI필름 공정과 동일하게 만들어 양산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안정적인 제품생산 등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시가 총액 20위안에 드는 기업들이 진입한다는 것은 CPI필름의 전망이 밝다는 것"이라며 "폴더블폰이 스마트폰 시장을 뒤바꾸는 '게임체인저'의 역할을 수행할 경우 CPI필름 생산업체들이 수혜를 입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