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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무덤' 된 부산서 분양 나서는 건설사 '긴장'

2019-02-20 11:23 | 최주영 기자 | jyc@mediapen.com


[미디어펜=최주영 기자]부산광역시에 ‘분양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올 상반기 대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신규 분양을 줄줄이 앞두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갈수록 위축되는 가운데 부산의 물량 부담이 늘어나면서 미분양 우려도 점치고 있다. 

20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 상반기 10대 건설사들은 부산에 재건축 아파트 6개 단지에서 총 8115가구를 분양한다. 이는 부산 분양예정 아파트 1만2524가구 중 65%에 달하는 수치다. 새로 분양되는 집 10채 중 6채는 '대형 건설사 물량'인 셈이다.

상반기(1~6월) 전국 분양 아파트는 227개 단지에서 총 19만 7344가구(총가구)다. 이 중 10대 건설사가 공급하는 단지는 82개 단지 9만 7665가구(총가구) 비율로는 49.3%다. 부산에서 분양에 나서는 10대 건설사 분양물량 비율이 전국에 비해 15% 이상 높은 것이다.

부산지역에서 가장 먼저 분양에 나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은 내달 ‘힐스테이트 명륜 2차’ 874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대림산업은 4월 ‘전포1-1구역 재건축’ 물량 등 1401가구, 삼성물산은 5월 ‘연지2구역 재개발’ 2616가구를 각각 분양한다. 

건설사들의 부산 쏠림 현상은 수년 전 부동산 호황 시기에 정비 사업을 비롯한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전의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상반기 부산에서 분양에 나서는 10대 건설사의 6개 단지 중 4개 단지가 재건축, 재개발 단지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부산은 브랜드 아파트에 대한 충성도가 어느 곳보다 높은 곳”이라며 “재개발, 재건축 정비사업 물량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4베이 등 최신 평면을 적용하는 등 상품적인 측면에서 우위를 보이는 도급사업도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신규 입주, 분양 공급이 맞물리면서 부산 분양 시장 분위기는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부산은 2014∼2015년만 해도 전국에서 청약열기가 가장 뜨거운 지역이었으나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조치가 내려진 후 시장이 점차 위축됐다. 2016년 이후 주요 7개 구·군이 대출규제를 받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미분양도 속출했다는 것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부산 미분양 주택은 4153가구로 전달(3920가구) 대비 233가구 늘어났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578가구로 지난 6월(251가구) 대비 43% 증가했다.

매매가도 하락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월 셋째 주 부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08% 하락했다. 부산 아파트가격은 2017년 9월 18일 이후 한주도 빠짐없이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최근 조사한 부산의 아파트 주간 매매수급지수도 45.1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매매수급 지수는 한국감정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0’에 가까울수록 수요보다 공급이 많음(매수자 우위)을, ‘200’에 가까울수록 공급보다 수요가 많음(매도자 우위)을 뜻한다.

여기에 부산 집값 상승을 부추긴 지역들이 조정대상지역으로 포함된 점도 어두운 전망이 예상되는 이유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달 31일 부산 기장군을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미분양관리지역 지정시 해당 지역에 향후 6개월 동안 주택공급이 제한된다. 

이 가운데 다음 달부터 신규분양 물량이 본격적으로 공급될 예정이어서 부산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산에는 올해 하반기까지 3만 가구 안팎의 물량이 새로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3년 사이 가장 많은 물량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갈수록 위축되는 가운데 부산의 물량 부담이 가중되면서 미분양 우려가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별 분양 양극화 현상도 예상된다. 

김은진 부동산114리서치팀장은 “작년 부산의 분양시장 성적은 좋았지만, 그 외 지역은 공급과잉 여파로 시장이 위축되며 신규 분양이 감소했다”며 “올해 재개발·재건축 물량 공급이 예정된 부산을 비롯한 전국적인 물량 부담이 큰 만큼 지역 내에서도 입지나 분양가에 따라 성적이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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