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의 차세대 대형 패널 로드맵이 주목받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출구 전략을 가속화 하는 상황에서 양자점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파일럿(시범) 라인 투자가 올해 상반기 중 집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과 업계에서는 4월쯤 삼성디스플레이의 투자 계획이 확정되면 곧바로 장비 발주에 들어가 4분기에 장비 반입, 내년 하반기 파일럿 양산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본격적인 데품 양산은 2020~2021년 쯤으로 예상되고 있다.
홍보모델이 2013년 6월 출시된 삼성전자의 OLED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투자 정황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비공개 부스를 마련하고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65인치 QD-OLED 시제품을 시연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말에는 조직 개편을 통해 LCD라는 단어도 지웠다. 기존 OLED·LCD 사업부를 중소형·대형 사업부로 개편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집중하기 위한 삼성디스플레이의 전략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8월 OLED 권위자인 이창희 서울대 교수를 부사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는 노트북용 OLED 패널 양산에 들어가는 등 OLED 활용 분야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로 TV 등 대형 패널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LCD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다. 10세대 라인을 앞세운 중국 제조사들의 물량 공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TV의 대형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LCD로만 시장 지배력과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LCD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글로벌 중소형 OLED 시장에서 90% 이상을 점유율을 기록하며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대형 OLED 제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자발광 디스플레이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TV 비중이 확대되면서 OLED 패널의 니즈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디스플레이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대형 LCD 경쟁력이 최근 강력해진데다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대형 LCD 펀더멘털이 훼손 중이기 때문에 QD-OLED 투자가 진행될 가능성 높다”고 전망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로드맵이 완성되면 삼성전자의 TV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QLED TV와 마이크로 LED TV ‘투트랙’ 방침을 고수하고 있으나 가정용 대형 자발광 TV의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QD-OLED TV를 라인업에 포함 시킬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QD-OLED를 차세대 기술 가운데 하나로 발전시킨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말 실적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회사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차세대 기술 확보하고, 고도화된 기술을 QD-OLED 등 다양한 기술을 검토하고 있다”며 “양산 및 구체적 계획을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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