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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경영 온도계…기업 '몸살' 봄은 언제나?

2019-03-01 09:00 | 조한진 기자 | hjc@mediapen.com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봄이 다가오고 있지만 기업들의 경영 온도계는 여전히 한 겨울이다. 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지속되는 가운데 제조업 경쟁력에 대한 경고음이 확대되고 있다. 교역조건의 불투명성까지 더해지면서 기업들의 속앓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2월 실적치는 84.3으로 조사돼 2015년 4월(101.3) 이후 46개월 연속 100선 아래에 머물렀다.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월에는 내수(83.4), 수출(88.5), 투자(95.6), 자금(92.5), 재고(104.7), 고용(96.0), 채산성(89.5) 등 모든 부문이 부진했다. 경기침체에 설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까지 더해지면서 기업의 전반적 매출이 부진했다.

이달 전망치는 97.0으로 전달(81.1) 대비 상승했다. 경기악화에 따른 기저효과 및 신학기 수요증가 기대, 동절기 해제에 따른 수주 증가 등 계절적 요인과 함께 미중 무역전쟁 완화 기조도 부정적 전망을 개선한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경기 개선에 대한 부정적 전망은 현재 진행형이다. 반도체 경기 하강으로 수출이 3개월 연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세계 경제 둔화 등 단기간 내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다.

한경연은 “(BSI 3월 전망치가) 전달 대비 상승했지만 기준선인 100을 넘지 못했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부정적인 측면이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도 기업들의 불안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한경연이 미국 컨퍼런스보드 자료를 이용해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 41개국의 1인당 노동생산성 연평균 증가율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2002~2009년 7.0%에서 2010~2017년 2.8%로 증가세가 급격히 꺾였다. 이에 비해 41개국 평균은 2002~2009년 3.4%, 2010~2017년 3.5%로 큰 차이가 없었다.

여기에 한국의 제조업 단위노동비용 증가율도 세계적 흐름에 역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위노동비용은 제품을 하나 만드는데 소요되는 노동비용이다. 단위노동비용이 감소하면 적은 노동비용으로 같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어 경쟁력이 올라간다.

41개국의 2002~2009년 단위노동비용 증가율은 연평균 6.0%가 늘었으나 2010~2017년에는 –1.7%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한국은 연평균 0.8%에서 2.2%로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단위노동비용이 한국보다 빨리 증가한 나라는 중국, 인도뿐이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유연근로시간제 개편, 최저임금 인상 등 중요한 경제이슈를 다룰 때 생산성과 경쟁력 논의가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노사정이 생산성 향상, 국제 경쟁력 확보를 우선순위로 두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역조건도 최근 지속해서 악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을 살펴보면 올해 1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2010=100)는 93.35로 2017년 12월부터 계속 기준치인 100을 밑돌고 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을 의미한다.

수출금액지수는 126.25로 5.6% 하락하며 지난해 12월(-3.7%)에 이어 두 달 연속 떨어졌다. 하락 폭은 2016년 7월(-7.8%)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품목별은 반도체, 휴대폰 등이 포함된 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금액지수가 18.9%나 내려갔다. 이는 2009년 3월(-23.3%)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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