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구광모 회장을 중심으로 LG가 미래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계열사의 사업 효율성을 높여 그룹 전체의 시너지를 확대하는 한편, 과감한 외부 인수합병(M&A)을추진하면서 판을 새로 짜고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LG는 미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사업 재편 작업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구광모 LG 회장이 서울시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연구원과 함께 '투명 플렉시블 OLED'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제공
최근 LG는 주력 사업과의 연관성,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새로운 경영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실용주의를 중시하는 구 회장의 스타일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 회장은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LG의 사업재편 방향 역시 기업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과감한 결정을 통해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하면서 문제가 될 부분을 사전에 차단해 잡음을 최소화하는 모습이다.
재계에서는 홍범식 ㈜LG 사장의 역할도 주목하고 있다. 산업분야의 포트폴리오 전략과 성장 전략, 인수합병 등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홍 사장은 지난해 11월 정기인사를 통해 지주사인 ㈜LG의 경영전략팀에 합류했다. 앞으로도 홍 사장은 구 회장을 보좌해 그룹의 미래전략 청사진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LG는 비주력 사업에서 점차 손을 떼는 가운데 경쟁력 있는 외부 기술과 조직에 대한 공격적 인수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최근 LG전자는 수처리 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하이엔텍과 엘지히타치워터솔루션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이엔텍은 수처리 관리·운영회사고, 엘지히타치워터솔루션은 환경시설 설계 및 시공회사다. 앞서 LG는 지난달 연료전지 자회사인 LG퓨얼셀시스템즈의 청산도 결정한 바 있다.
서브원은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부문을 매각하기로 했고, LG전자의 비핵심 부동산 자산의 처분을 추진하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과정을 통해 LG가 1조원 이상의 실탄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 회장은 물론, 주력 계열사 CEO들 모두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확보된 현금은 유망 스타트업 인수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서울 여의도의 LG트윈타워 전경 /사진=미디어펜
아울러 LG는 외부 수혈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8000억원을 투자해 케이블TV 1위 업체인 CJ헬로를 인수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5G 시대에서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독일 바스프의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사업부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LG는 지난해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업체 ZKW를 약 1조4460억원에 인수하며 전장 사업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LG의 핵심기업 M&A는 지속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올해 초 CES에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로봇 등 50군데 정도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조인트 벤처, 투자 등 여러 부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에서는 구광모 회장 체제가 연착륙하면서 LG의 신성장동력 확보 작업이 더욱 공격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몇몇 대기업들이 지배구조 이슈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LG는 이 같은 문제가 없어 미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LG의 신사업과 경영전략 등이 앞으로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