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의 9번 항목 독서활동상황에는 학생이 읽은 책들이 기록된다. 학생은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를 선정하여 독서한 후 학교마다 정해진 양식에 맞춰 독서기록장을 제출하면 담당 선생님들이 기재를 하게 된다.
책은 마음의 양식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독서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지만, 교과학습과 교내활동, 동아리활동과 봉사활동 등을 하기에도 아주 바쁜 시간에 책까지 읽으라니 참으로 수험생에게 있어서는 하루 24시간이 너무나 짧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자.
그 중요하다는 동아리활동이나 봉사활동은 학생부 7번 ‘창의적 체험활동상황’이라는 항목의 하부 항목으로 들어가 있다. 하지만 독서활동상황은 9번 항목에 ‘독립적으로’ 기재가 된다. 단순히 비교할 순 없지만 동아리활동보다 독서활동의 무게감이 더 커 보이기도 한다.
사실 그렇다. 모든 활동의 시작과 끝이 독서와 연관되어있다고 생각해보자.
고등학교 입학한 후에도 아직 희망전공분야를 정하지 못한 학생들도 많을 것이다. 아니 어찌 보면 그것이 당연한지도 모른다. 희망하는 전공을 단순히 ‘나이팅게일이 멋져보여서 간호사가 되고 싶다’거나 ‘의학 드라마를 보며 의사의 꿈을 갖게 되었다’는 식으로 정하진 않을 테니 말이다.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가 되는 모든 항목들은, 사실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의 대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다양한 항목들을 왜 설정해놓았는가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고교생활을 오로지 내신공부, 수능공부만 하며 보낸다거나 다른 모든 활동은 미뤄두고 오로지 봉사활동, 동아리활동만을 한다거나 해서 자기 자신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까?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한 학생들, 부족함이 많은 상황에서 ‘다양한 체험활동’을 ‘창의적’으로 해 보라고 설정해 놓은 것이 창의적체험활동이다. 하나씩 하나씩 체험활동을 하며 흥미를 느끼는 부분도 생길 것이고 어려움이 느껴지는 부분도 생길 것이며 전혀 몰랐던 새로운 분야를 알게 되기도 할 것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자신이 정말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으라는 것이다.
하지만 제한된 시간 탓에 모든 것들 직접 알아볼 수 없기에 독서라는 방법을 활용하라는 것이다. 독서는 ‘간접 경험’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독서를 통해서도 새로운 분야에 눈을 뜨게 될 수도 있을 것이며, 수업시간에 해결하지 못했던 부분을 책을 찾아보며 알게 될 수도 있고, 깊은 관심분야가 생겨 좀 더 깊게 알아보기 위해 전문서적을 찾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희망진로를 찾게 되면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 어떤 공부를 하게 될지에 대해서도 알아보게 될 것이고, 대학 진학 전에 자신이 직접 미리 심화탐구 해보고 싶은 분야도 생길 것이다.
공부는 책으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업시간에는 교과서를 포함한 수업교재를 가지고 학습이 이뤄진다. 하지만 그게 다일까?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라거나 부족함이 느껴지는 부분, 호기심이 생기는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알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대부분의 학교에는 ‘추천도서 목록’이라는 것이 있다. 독서를 하고 독서기록장을 제출해야 학생부에 기재가 된다고 하니 도서목록 중에서 맘에 드는 제목의 책을 골라서 읽어보자는 수동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서 책을 고르는 단계에서부터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찾겠다는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져보도록 하자.
학교선생님의 도움도 받아보고, 선배들의 도움도 받을 수 있다. 발달된 인터넷 정보검색을 통해서 관심분야의 다양한 도서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단순히 책을 읽는데서 그치지 말자
독서는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 단순히 책을 읽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왜 이 책을 고르게 되었는지,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이 어떻게 바뀌고 자신의 행동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를 정리해 보도록 하자. 하나의 책을 독서한 것을 계기로 새로운 부분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면 그러한 부분도 빠짐없이 기록하도록 하자. 이렇게 체계적으로 책을 읽어 가다보면 늘어난 독서량만큼이나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글/김형일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