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정치·경제계가 우리 에너지 정책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셰일을 중심으로 전세계 에너지 시장의 질서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탈원전' '재생에너지' 프레임에 갇혀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오후 서울 중국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미디어펜 산업비전포럼 2019’에서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셰일혁명과 대한민국의 전략’이라는 주제로 우리 경제·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미디어펜 주최 ‘미국의 셰일혁명과 대한민국의 전략’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는 개회사에서 “셰일오일을 생산하는 미국과 중동 산유국은 원유패권을 놓고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주도권을 확보한 미국은 중국을 대상으로 격렬한 무역전쟁을 전개 중”이라며 “우리 정부와 기업들도 향후 에너지 대응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축사를 맡은 국회의원들은 우리 에너지 정책에 대한 걱정을 숨기지 않았다.
홍일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윈회 위원장은 "재생 에너지의 꿈에 취해 화석 연료를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최소 100년 이상 필요하다"며 "이 부분은 현실이다. 앞으로 민관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은 "세일 혁명이 에너지 시장은 물론 국제 경제를 재편하는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 이럴 때 우리가 에너지 빈국으로서 셰일 혁명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경제 문제는 경제 논리로, 에너지 문제는 에너지 논리로 풀어야 한다"며 "정부는 환경 논리로 이념을 포장하면서 재생 에너지의 순차적 도입과 개선안을 내지 못하고, 탈원전을 위한 방편으로 재생에너지를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춘근 국제정치아카데미 대표가 미디어펜 주최 ‘미국의 셰일혁명과 대한민국의 전략’ 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기조 강연에 나선 이춘근 국제정치아카데미 대표(박사)는 셰일을 앞세운 미국의 국제 전략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풍부한 석유자원을 보유한 미국을 상대로 과거의 게임법칙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이춘근 박사는 “석유는 마스터 에너지다 앞으로 100~200년 더 갈 것이다. 태양광을 빛을 만드는 것밖에 할 수 없지 않냐”며 “미국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훨씬 많은 양의 개발 가능 에너지자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백흥기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전략본부장은 ‘국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과제’의 발제를 통해 △글로벌 에너지 패권 이동 △미국 경제의 활력 회복 △세계 어너지 소비구조의 변화 △국내산업 구조전화·신사업 기회 제공 등의 셰일 파급 효과를 조명했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에너지·화학사들의 대응전략’ 발제에서 “미국과 유럽 유수의 (화학)업체들은 순수화학을 벗어나 전문화와 하이브리드의 성상을 띄고 있다. 기술만이 살 길”이라며 “돈으로 시간을 살수 있는 성장산업의 인수합병(M&A)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미디어펜 주최 ‘미국의 셰일혁명과 대한민국의 전략’ 포럼에서 송영택 미디어펜 산업부장의 사회로 이춘근 박사와 백흥기 본부장, 손지우 연구원, 홍지수 작가가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제공
마지막 토론 세션에서는 송영택 미디어펜 산업부장의 사회로 이춘근 박사와 백흥기 본부장, 손지우 연구원, 홍지수 작가가 셰일이 국제 질서에 미치는 영향, 한국의 대응 방안 등에 대한 심도깊은 대화가 진행됐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를 비롯해 홍일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윈회 위원장,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등 정관계 인사와 삼성·현대차·LG 등 국내를 대표하는 재계 인사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