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정부가 지난 3일 중소벤처기업부·고용노동부·경제사회노동위원회·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대한상공회의소·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 등 7개 기관과 '사람 중심의 스마트공장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자 좌파설계주의에 입각한 노동시장 통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중기부에 따르면 '사람 중심의 스마트공장'은 △기업 성과 창출 △근무여건 개선 △고용안정 등을 실현할 목적으로 추진된다. 중기부는 스마트공장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노사정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노동친화형 시범 스마트공장' 사업의 목적에 관해 "노동자의 작업부담을 덜어주고, 안전보건 향상 등 현장 근로자 수요를 반영하기 위해 노사가 협력해 구축해 나가는 사람 중심 스마트공장의 모범사례를 제시해 중소기업에 확산코자 한다"며 "스마트공장과 '일터혁신' 연계를 통해 스마트 제조시대에 적합하도록 중소기업의 일하는 방식의 전환을 도모한다"고 전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4월 29일 대구지역 상생형 스마트공장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김현수 천일금형사 대표 등 업계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중소벤처기업부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과거에는 '노사 관계'라 하면 '대립과 갈등의 노사 관계'를 떠올렸지만, 사람 중심 스마트공장을 계기로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공감과 상생의 노사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장관 초청 중소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해 빌언하고 있는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왼쪽에서 두번째)/사진=중소기업중앙회
아울러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스마트공장은 실제 공장을 운영할 ''노동자'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한다"면서 "고용노동부는 그간 스마트공장의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해 일터혁신·현장학습훈련 등을 적극적으로 연계해 왔으며, 앞으로도 관계부처와 기관끼리 긴밀히 협력해 우수사례를 발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기부와 노동부 설명에 따르면 '일터혁신'이란 근로자 참여 중심으로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고, 합리적 인사시스템 구축을 통해 기업 활력을 제고하며 노동자의 행복을 추구하는 상생활동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공정의 디지털화 이후 스마트공장을 실제 운영하는 '노동자'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 대한 지원이 긴요해졌다"며 "스마트공장과 사람이 융합되면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고,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노동친화형 시범 스마트공장 개요엔 제조공정에 IoT·5G·빅데이터 등 ICT를 적용한 스마트공장 솔루션 구축 및 관련 센서, 장비 등 구입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정부가 이 같은 MOU를 체결한 것은 여전히 반(反)시장·반(反)기업적 '좌파설계주의'에 입각해 노동시장을 통제하겠다는 것으로 고용주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영훈 바른사회시민회의 경제실장은 "정부는 현재 스마트공장에 대해 노동자의 인권이나 권익 중심으로 접근하려 드는데 노조 차원에서 나올 말이 정부 입장이어선 안 되고, 이는 정부가 기업과 경영주에 대한 일방적인 접근을 하는 모양새로 비춰진다"며 "소득주도성장론과 마찬가지로 부작용을 불러올 것"이라고 꼬집었다.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사진=박규빈 미디어펜 산업부 기자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는 "스마트공장을 하건 말건 그것은 경영주의 선택이며, 스마트공장을 구성하게 되면 노동력이 크게 필요 없을 것"이라며 "노동인력이 이전과 같이 계속 필요하다고 보는 문재인 정부는 생산활동의 생리를 모르며, 관념적으로만 봤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현 대표는 "생산에 있어 자본과 노동을 얼마나 투입할지는 기업의 고유 전략이며 노하우이기 때문에 기업마다 다른데 정부 주도로 스마트공장을 늘리겠다는 것은 좌파설계주의에 기반한 생산수단의 강제화이고, 노동시장을 통제해 사회주의로 가는 길목에 서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총에 대한 따끔한 일침도 이어갔다. 현 대표는 "경제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는 경총은 정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청와대와 정부 방침대로 움직이는 것은 '경영자 보호'라는 미션을 망각하는 것"이라며 "조직원이 아닌 조직이 살기 위해 정부 부역자 노릇을 하는 경총 따위의 조직은 더 이상 존재할 필요도, 가치도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