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지난 4·3 보궐선거 이후 줄곧 내홍을 겪고 있는 바른미래당이 별다른 수습책을 내놓지 못하는 가운데, 손학규 대표 등 당권파에서 주대환 ‘플랫폼 자유와 공화’ 공동의장을 당 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 유력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손 대표 퇴진을 주장하는 안철수·유승민계에서는 정병국 의원에게 전권을 주는 혁신위를 출범시키고자 하는 상황이라 양측의 갈등은 더 깊어지는 모습이다.
◇孫 ‘주대환 혁신위’ 카드 꺼냈지만…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손 대표는 주 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 출범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르면 오는 10일 의원 연찬회에서 ‘주대환 혁신위’를 추인받는다는 계획이다. 한 당권파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상대 쪽에서도 충분히 수용이 가능한 분으로 본다”고 전했다.
주 의장은 1979년 부마항쟁 때 구속되는 등 80년대 노동운동을 벌인 전형적인 재야인사다. 그는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죽산조봉암기념사업회 부회장을 지냈고,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도 역임했다. 현재 바른미래당에서는 당무감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문제는 안철수·유승민계 등 퇴진파가 당내 최대선인 5선의 정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전권 혁신위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손 대표는 주말 중 퇴진파와의 물밑접촉을 통해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퇴진파는 주대환 혁신위 카드를 받아들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당권파가 주대환 혁신위를 밀어붙일 경우 양측이 충돌할 가능성이 나온다. 퇴진파에서는 주 의장이 손 대표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이사였다는 점을 들어 반대하는 기류가 포착되기도 했다. 앞서 바른정당 출신의 지상욱 의원은 “지금 (혁신위원장으로) 얘기가 돌고 있는 주대환이라는 분이 이사를 했고, 이찬열 의원도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오른쪽)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손학규 대표./연합뉴스
◇지리멸렬한 모습에…지지율 ‘바닥’
혁신위 구성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이미 양측의 감정의 골은 깊어진 지 오래다. 당권파와 쇄신파의 지리멸렬한 갈등이 계속되면서 바른미래당의 지지율도 바닥을 치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의원총회에서는 당권파인 이 의원과 퇴진파가 공개적인 설전이 벌어졌다. ‘송태호 당 윤리위원장이 하태경 최고위원만 윤리위 징계 절차에 착수하고 이 의원은 면죄부를 줬다’는 주장에서다. 퇴진파는 송 위원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동아시아미래재단에 손 대표는 상임고문, 이 의원은 이사로 있다는 점을 고리로 징계 절차의 정당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의 ‘여성 비하 발언’ 논란이 불거지도 했다. 김미연 남양주병 전 지역위원장 등 여성당원 3명은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이 막말을 했다는 이유로 당 윤리위에 제소하기로 한 상태다.
이에 이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회의장을 나오면서 혼란스러운 당내 상황과 관련해 ‘양아치판이네’라고 혼잣말을 한 적은 있다. 다른 사람들 들으라고 공개적으로 한 말이 아니라, 현재 당 상황에 대한 자괴감과 허탈함에 무심코 나온 혼잣말이었을 뿐”이라며 “향후 또다시 이런 허위사실을 유포할 경우 단호하게 대응하여 법적, 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3~5일 조사해 6일 발표한 6월 1주차 주중집계에 따르면 바른미래당은 전주 대비 1.1%p 하락한 4.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는 군소 정당(6석)인 정의당(7.2%)보다 2.5%p 뒤지는 수치다.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1명 대상, 응답률 5.8%,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