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6월 10일 밤 향년 97세로 별세했다./연합뉴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10일 향년 97세로 별세한 소식을 전해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평양 방문에 여사님의 건강이 여의치 않아 모시고 가지 못해 안타까웠습니다"라고 밝혔다.
북유럽 3개국 순방을 위해 9일 출국해 핀란드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sns에 "오늘 이희호 여사님께서 김대중 대통령님을 만나러 가셨습니다. 조금만 더 미뤄도 좋았을텐데, 그리움이 깊으셨나봅니다"라고 애도했다.
이어 "평생 동지로 살아오신 두 분 사이의 그리움은 우리와는 차원이 다르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여사님 저는 지금 헬싱키에 있습니다. 부디 영면하시고, 계신분들께서 정성을 다해 모셔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여사님은 정치인 김대중 대통령의 배우자, 영부인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1세대 여성운동가입니다. 대한여자청년단, 여성문제연구원 등을 창설해 활동하셨고, YWCA 총무로 여성운동에 헌신하셨습니다. 민주화운동에 함께 하셨을뿐 아니라 김대중 정부의 여성부 설치에도 많은 역할을 하셨습니다"라고 이휘호 여사를 기렸다.
또 "우리는 오늘 여성을 위해 평생을 살아오신 한명의 위인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여사님은 '남편이 대통령이 돼 독재를 하면 제가 앞장 서서 타도하겠다' 하실 정도로 늘 시민 편이셨고, 정치인 김대중을 '행동하는 양심'으로 만들고 지켜주신 우리시대의 대표적 신앙인, 민주주의자였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평화의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드리고 싶었는데 벌써 여사님의 빈자리가 느껴집니다. 두 분 만나셔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계시겠지요"라며 "순방을 마치고 바로 뵙겠습니다. 하늘 나라에서 우리의 평화를 위해 두분께서 늘 응원해주시리라 믿습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출국 당일 출발 직전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민화협 의장과 전화통화를 갖고 "여사님께서 여러 번 고비를 넘기셨으니 이번에도 다시 회복되시지 않겠습니까"라며 안부를 물었다고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며칠 전 위중하시단 말씀듣고 아내가 문병을 가려다 여사님께서 안정을 되찾고 다급한 순간은 넘겼다하여 아내가 다녀오지 못했는데 참 안타깝습니다"라며 "제가 곧 순방을 나가야 하는데 나가있는 동안 큰 일이 생기면 거기서라도 조치는 취하겠지만 예를 다할 수 있겠습니까. 제 안타까운 마음을 잘 전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