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일제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과 격하게 대립 중인 일본정부가 내달부터 사실상의 경제 보복를 발동할 전망이다.
30일 연합뉴스가 산케이신문 등 일본 외신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한 수출관리 운용 정책을 수정해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에칭가스(고순도불화 수소) 등 총 3개 품목의 수출을 다음 달 4일부터 규제하기로 결정했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TV·스마트폰의 유기EL 디스플레이 부품으로 사용되며, 리지스트와 에칭 가스(고순도불화 수소)는 반도체 제조과정에서 꼭 필요한 소재다.
산케이는 이번 조치는 징용 배상 소송을 둘러싼 사실상의 '대항 조치'(보복 조치)라며 이 조치가 시행되면 한국경제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27일 정기 주총이 열린 미쓰비시중공업 도쿄 본사 앞에서는 한일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변호인단이 징용 배상을 촉구하는 홍보전을 펼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내달 1일 이 같은 경제 제재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또 첨단재료 등의 수출에 관해 수출 허가신청이 면제되는 외국환관리법상의 우대제도인 '화이트(백색) 국가'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만일 한국이 '백색 국가' 대상에서 제외되면 일본 업체들이 해당 품목을 한국에 수출할 때 건별로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일본 정부가 안전보장상 우호국으로 인정해 '백색 국가'로 지정한 나라는 미국과 영국 등 27개국이다. 한국은 2004년 지정됐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7월 1일부터 한 달가량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8월 1일부터 새 제도를 운용할 방침이다.
산케이는 "일본 정부가 당장 수출을 규제키로 한 3품목은 모두 군사 목적으로 전용할 수 있지만 이제까지 한국에는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우대해 왔다"면서 "이를 7월 4일부터는 계약별로 수출 허가를 받는 쪽으로 전환한다는 것으로, 허가신청과 심사엔 90일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리지스트는 세계 전체 생산량의 90%, 에칭가스는 약 70%를 일본이 점유해 세계 반도체 기업들은 대부분이 일본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일본이 수출 규제에 나설 경우 해당 기업은 대체 수입처를 확보해야 한다.
산케이는 "이 규제가 강화되면 반도체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박막형 고정밀 TV에서 앞서가는 LG전자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일본 정부는 한국대법원이 작년 10월부터 징용 피해자들이 배치됐던 일본제철(구 신일철주금)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위자료 지급을 명령하는 판결을 잇달아 내리자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을 근거로 국제법 위반 상태가 됐다며 한국 정부에 이를 시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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