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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靑2차장 “日 안보 핑계로 화이트리스트 제외, 공개적 모욕”

2019-08-02 18:33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2일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한 일본정부의 조치에 대해 “지난 수십년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했던 우리를 안보 이유를 핑계로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것은 우리에 대한 공개적인 모욕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2차장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우리의 지속적인 외교적 해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양국간 신뢰 관계 손상, 전략물자 밀반출, 수출규제 관리 등 이유를 계속 바꿔가며 결국 오늘 백색국가에서 우리를 배제하는 조치를 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본의 이날 조치에 대해 “G20 오사카 정상회의 때 일본이 스스로 언급한 자유무역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또한 1194개에 달하는 핵심 소재 및 부품에 대한 사실상의 수출규제를 우리에게 가함으로써 한국의 미래성장을 저해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실망스러우며, 양국의 미래 관계를 생각했을 때 진심으로 안타깝고 우려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강제징용 문제 등 일본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일본에 대해 지속적으로 대화를 제의했으나 일본은 이러한 우리 노력에 대해 번번이 사실왜곡과 거부로 일관했다”며 그동안 우리정부의 외교적 노력과 이를 거절한 일본의 행태를 설명했다.

먼저 “지난달 일본에서 한미일 고위급협의를 갖자는 미측 제의가 있었지만 일측이 거절하면서 무산됐다”며 “한일 양국의 수출통제 제도의 국제기구 검증 제안(7.12), 산자부-경산성 담당 국장간 협의 요청(7.16), WTO 일반이사회에서 수석대표간 일대일 대화 제안(7.24), RCEP 장관회담 제안(7.27)에 일본이 일절 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방콕에서 어렵게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개최됐지만 일본이 기존 입장을 반복함에 따라 별 성과없이 종료됐다”면서 “많은 분들이 왜 우리가 보다 적극적으로 특사 파견을 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이미 정부 고위인사의 파견은 7월 중 두차례 있었다. 우리측 요청에 따라 고위인사가 일본을 방문해 일측 고위인사를 만났다”고 밝혔다.

김 2차장은 “당시 우리측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우리입장을 제안하는데 왜 8개월이나 걸려야 했는지에 대해 소상히 설명하고, 일측이 요구하는 제안을 포함해 모든 사안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도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 “양국간 수출통제 제도와 정보 공유를 위한 협의를 조기에 개최할 것을 수차례 제안했고, 지난 3년간 양국간 수출통제협의회가 개최되지 않은 것에 대해 우리측의 고의가 아니었다고 설명했으나 일본이 우리측 제안을 즉각 거부했다”고 밝혔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연합뉴스


미국의 관여 노력에 대해서도 그는 “일시적으로 추가적인 상황 악화 조치를 동결하고 일정기간 한일 양측이 외교적 합의 도출을 위해 노력할 것을 제안하는 ‘현상동결합의(standstill agreement) 방안이 제시됐지만 일측은 즉각적인 거부 입장을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는 우리에 대한 신뢰 결여와 안보상의 문제를 제기하는 나라와 과연 민감한 군사정보 공유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를 포함해 앞으로 종합적인 대응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를 고려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일본이 우리에 대한 신뢰가 없고 안전보장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게 어떻게 민감한 군사정보를 우리가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인지, 일본은 한번 이것에 대해서 신중히 생각해볼 필요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고, 모든 옵션은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김 2차장이 언급한 ‘일본에 대해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우리입장을 제안하는데 8개월 걸린 이유’에 대해 “구체적인 말씀을 드릴 수는 없지만 피해자들의 변호인들과 만나서 피해자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답했다.  

한편, ‘오는 8월 하순으로 예상되는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 제외 시행 이전까지 미국이 관여해 외교적으로 문제가 풀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일본의 보복 조치 행태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해나갈 것”이라면서 “그렇지만 우리는 외교적 해결의 문을 계속 열어둘 것이고,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면 그것을 선호한다. 오늘 태국에서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이 개최됐는데 이 역시 외교적 노력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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