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KBS 소수 이사들이 KBS 이사회의 전체주의적 행보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시청자광장에서는 서재석, 천영식, 황우섭 등 KBS 이사들의 주최로 KBS 이사회 운영 규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날 KBS 소수 이사들은 지난달 31일 개정된 KBS 이사회 운영 규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방송통신위원회 유권해석을 요구했다.
황우섭 KBS 이사가 KBS 이사회 운영 규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먼저 이들은 "KBS는 올해 1천억원의 적자를 예상하는 등 경영 위기를 겪고 있고 시청률과 광고 수입 등은 계속 추락하고 있다"면서 "KBS에 존립의 위기가 찾아왔는데 이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이사회는 두 동강 나고 말았다. 여권 추천의 다수 이사들이 야권 추천 소수 이사들의 목소리를 틀어막는 조치에 들어간 것"이라고 꼬집었다.
KBS 이사회 운영 규정에서는 이사가 의사 진행을 방해할 경우 퇴장시킬 수 있는 '의장의 퇴장 명령권'이 신설, 명문화됐다.
이에 대해 KBS 이사들은 "이사들은 편파 진행을 하는 의장에 대해 언제든지 항의하거나 중지를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 조항은 분명히 철회돼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소수 이사의 목소리를 억압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면 왜 이 같은 악성 조항을 만들었겠나"라며 "다수와 소수 이사는 대부분 사안에서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며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 항상 이견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KBS 소수 이사들은 1인 이상의 재청을 통해 바로 토론 종결 또는 심의 연기를 할 수 있는 '보조 동의안 제출' 조항 역시 철회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다수 이사는 이 조항을 통해 언제든지 토론 종결을 요구, 표결을 통해 논의를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이사의 의무 조항을 신설, 비공개 회의 내용을 평생 발설하지 말라고 규정한 조항도 악성이라고 일갈을 날렸다. KBS 소수 이사들은 "비공개 회의 내용이라도 국민이나 언론에 알릴 수 있는 건 알려야 한다"며 이는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소수 이사의 입을 막기 위한 조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KBS 소수 이사들은 "우리는 KBS 이사회의 이 같은 독재적 운영 규정 도입이 KBS 문제점을 외부에 알리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로 이해한다"면서 "KBS는 국민의 방송이다. KBS의 문제점은 국민이 알아야 하며, 국민에 의해 수술되어야 한다. 소수의 목소리가 보장되는 KBS의 민주주의를 위해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을 약속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방송법의 소관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에 KBS 이사회 운영 규정의 악성 조항이 방송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점을 유권해석 해줄 것을 요청했다.
[미디어펜=이동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