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장원삼 외교부 협상대표와 티모시 베츠 미국 국무부 협상대표가 20일 서울에서 비공개로 만난 가운데 미국 측이 ‘대폭 인상’ 카드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티모시 베츠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는 20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장원삼 외교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와 만나 내년부터 적용될 11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에 주한미군 인건비와 전략자선 전개 비용 등 주한미군 운용에 들어가는 직‧간접 비용을 모두 더한 금액을 한국 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용은 50억 달러(약 6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는 한미가 지난 3월 올해 한국이 부담해야 할 방위비 분담금 1조389억원의 5~6배로 올해 분담금도 작년 9602억원보다 8.2% 인상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일각에서는 미국 측이 이 금액을 한국 측에 요구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아 적당한 선에서 부담금을 늘리면서 현금으로 받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한국이 기여할 수 있는 리스트를 만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와 있다. 즉 ‘50억 달러 상당’으로 한국의 분담금을 상정해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최근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한국을 “매우 부유한 나라”로 부르며 “한국은 북한으로부터 자신들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에 상당히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베츠 대표는 11차 SMA 협상의 개시 일정도 한국 측에 제안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 제안한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은 채 "미국은 최대한 빨리 협상을 시작하려고 한다"면서 "우리도 고민을 해볼 것"이라고 말해 이르면 9월에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원삼 대표와 베츠 대표는 10차 SMA 협정 협상의 수석대표로 11차 협상의 수석대표는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미 베츠 대표의 후임을 내정했으며, 한국도 차기 협상 대표 선정을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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