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슈퍼 호황이 꺾인 뒤 불황의 늪에서 빠져있던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반등 시그널이 포착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저점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본발 악재의 변수는 좀처럼 지워지지 않고 있다.
10일 증권업계 등 시장에 따르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시장에서는 △재고 감소 △D램가격 하락폭 축소 △4분기부터 반도체 수출 하락폭 둔화 등을 시장 턴어라운드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의 클린룸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글로벌 정보기술(IT)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시기의 문제일 뿐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에 따른 반도체 수요 확대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에서 요구되는 반도체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메모리 호황기에 반도체의 수요를 견인한 데이터 업체들의 재고도 최근 정상 수준에 접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불황으로 진입하기 직전인 지난해 3분기에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메모리 반도체 재고는 10~12주 수준으로 추정됐다. 이 업체들은 지난해 4분기부터 서버용 D램의 구매를 거의 하지 않았다.
약 1년에 가까운 서버 수요 공백으로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보유 반도체 재고는 4~6주 수준으로 축소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업체들의 재고가 정상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D램 주문량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내년에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확대할 호재가 존재한다. 인텔이 신형 중앙처리장치(CPU) ‘아이스레이크’ 제품군을 늘리고, 5G 스마트폰이 확산될 전망이다. 신규 CPU 교체 수요에 따른 메모리 증가와 5G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고용량 저장장치 등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등 흐름을 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업계 등에서는 삼성전자는 3분기부터, SK하이닉스는 4분기부터 반도체 실적 하락이 멈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분기에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이 3조4000억원까지 떨어진 삼성전자는 3분기에 3조5000억원대를 기록한 뒤 4분기에는 4조원 중반대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에 영업이익 4000억원대로 저점을 찍고 4분기부터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보유 D램 재고는 올해 3분기 부터 정상 수준(약 4주)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른 서버 D램 수요 기저 효과가 최근 확인된다”며 “또 내년 상반기에는 인텔이 신규 플랫폼을 출시하면서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본 무역보복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 3가지에 포함된 불화수소에 대한 대체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양산 검증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일본이 규제 품목을 추가해 압박의 강도를 높일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