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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중과세 꿀꺽 지자체…강도보다 더 하네

2019-10-01 11:08 |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가 경기도 수원‧화성‧용인 등 전국 43개 지방자치단체에 이중과세로 잘못 거둔 법인지방소득세를 돌려달라고 요청 했으나 해당 지자체들이 이를 거부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지역균형 발전’을 이유로 환급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강도보다 더 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방 발전이라는 정치논리를 앞세워 지자체마저 기업을 향한 횡포에 가담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올해 초 2014∼2017년까지 전국 지자체에 납부한 법인지방소득세 가운데 384억원을 환급해달라고 요청했다. 수원과 반도체 사업장이 있는 화성에 각각 113억원씩, 용인에 55억원을, 그 외 40개 지자체에 대해서는 103억원을 돌려달라고 요청했다.

중앙정부의 경우, 이중과세를 막기 위해 기업에 징수하는 법인세액 중 해외 납부 세금을 공제해주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에 납부하는 법인지방소득세에는 해당 규정이 없다. 때문에 기업이 외국 정부와 지자체에 이중 세금을 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지난해 7월 서울고등법원은 “지방소득세 과세 표준에 외국 납부 세액이 들어가는 것은 내국 법인의 조세 부담을 가중시키고, 공평한 과세를 해야 한다는 조세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며 “이중과세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도 심리불속행의 형태로 원심을 확정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라인 /사진=삼성전자 제공



그러나 각 지자체들은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이중 과세를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법인지방소득세를 징수하는 목적 자체가 지방 재정 확충”이고, “현재 법에도 공제 근거가 없기 때문에 돌려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현진권 전 한국재정학회 회장은 “세법의 모호한 면을 정리해 주는 곳이 사법부”라며 “대법원의 결정으로 해당 제도에 대한 정리가 끝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지방재정 확충을 이유로 대법원의 판결을 무시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를 위배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기업에 부과된 이중과세를 돌려줄 수 없다는 지자체의 입장은 민주제를 파괴하는 행태라는 비판도 나온다. 지방 재정을 늘리기 위해 기업에서 세금을 걷겠다는 주장은 군주제에서나 볼법한 무자비한 횡포라는 것이다.

또 이 같은 일이 되풀이될 경우, 남아나는 기업이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 세계가 법인세를 낮추며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혈안 돼 있는 상황에서 ‘이중과세’라는 사례를 남긴 지역에 누가 투자를 자처하겠냐는 의미다.

법조계 관계자는 “기업에 우호적이지 않은 사회 분위기를 감안하더라도, 대법원 판결마저 무시하는 지자체의 입장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법이라는 마지노선마저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기업 활동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한편, 기업들은 일부 지자체가 ‘지방재정 확충’을 이유로 환급 요구를 거부한 것에 대해 감사원과 조세심판원에 이의를 제기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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