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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디스플레이의 날…"힘든 시기, 재탈환 기회 삼자"

2019-10-07 15:23 |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미디어펜=조우현 기자]7일 서울 제이더블류(JW) 메리어트호텔에서 유정열 산업통상자원부 정책실장 및 산·학·연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디스플레이의 날' 행사가 열렸다. 올해로 열 번째를 맞은 '디스플레이의 날'은 2006년 10월 국내 디스플레이 수출액이 처음으로 연 1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2010년 제정됐다.
 
이날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수출 규모는 2006년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한 뒤 2009년 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또 1년 만인 2010년에는 300억 달러를 돌파하며, 반도체와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력산업으로 고속성장을 이어왔다. 이후 2004년부터 15년 연속으로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1위를 지켜오고 있다. 

우리나라가 LCD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해는 1995년으로, 당시 브라운관 시장의 1위를 달리고 있던 한국은 차세대 평판 디스플레이로 부상하고 있던 LCD를 전략산업으로 낙점하고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90년대 중반만 해도 LCD 시장은 샤프, NEC, 도시바 등 10여 개의 일본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이 LCD 산업에 뛰어 든지 3년만인 1998년, 삼성은 TFT-LCD 시장 1위로 급부상했다. 바로 1년 뒤인 1999년에는 삼성과 LG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고 2001년 2분기, 한국은 10.4인치 이상 대형 LCD 시장에서 오랜 기간 선두를 지켜온 일본을 제치고 국가점유율 41%로 1위에 올랐다.

재계에서는 단기간에 한국이 LCD 산업의 패권을 차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업들의 뚝심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산업 진입 초기인 90년대 중반 한국 기업들은 11.3인치 패널 생산에 유리한 2.5세대 라인에 투자하는 일본 기업들과 달리 2.5세대를 건너뛰고 12.1인치 패널 생산이 가능한 3세대에 바로 투자를 시작했다. 12.1인치 패널이 시장표준이 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과감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방문객들이 영국 해롯백화점 1층 쇼윈도에 전시된 글로벌업체들의 OLED TV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1990년대 후반, LCD가 평판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력기술로 한창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던 당시, 한국 기업들은 'OLED'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OLED에 대한 연구는 1980년대 초 미국 코닥사의 칭탕 박사가 발광효율이 높은 녹색 OLED 소자를 개발하면서 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이후 소니, 앱손, 산요 등 일본 전자업체들이 제품 개발에 속속 뛰어들었지만 고난도의 양산과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기술장벽과 투자비용 앞에 무너졌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삼성과 LG를 중심으로 시작된 OLED에 대한 연구는 2003년 삼성이 전용라인 투자를 결정하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뿐만 아니라 연구소 및 대학들도 활발히 연구개발을 이어갔다. OLED 산업에서만큼은 빠른 추격자가 아닌, '시장 선도자'가 되자는 열망이 이런 움직임을 가능하게 했다. 

그 결과 한국은 2007년 세계 최초로 OLED 양산에 성공했고 2012년에는 대형 OLED 양산을 시작하며 시장 개화 및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세계 OLED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96%에 이른다.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대형 디스플레이 분야는 중국의 초대형 LCD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지면서 공급과잉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LCD와 OLED 사업 초기처럼,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이를 선점하기 위해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다면 중국과의 대형 디스플레이 패권 경쟁에서 한국이 얼마든지 주도권을 재탈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가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대응책으로 향후 3년간 2조7000억의 예산을 투입해 소재·부품·장비의 기술력을 높이겠다고 밝힌 만큼 이 시점에 기업들이 나서 퀀텀닷, 마이크로LED, OLED 등 기술 장벽이 높은 차세대 분야에 과감히 투자한다면 이는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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