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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필 무렵' 손담비 "나를 잊지 마세요"…물망초 꽃말 남기고 떠난 불쌍한 향미

2019-10-25 08:04 | 석명 부국장 | yoonbbada@hanmail.net
[미디어펜=석명 기자] 손담비(향미)를 죽이고 싶어하는 사람은 차고 넘쳤다. 그리고 그는 누군가(까불이?)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나를 잊지 마세요"라는, 물망초 꽃말 한 마디를 남기고 눈물 속에.

24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향미 역을 맡은 손담비가 많은 시청자들을 울렸다. 씩씩한 척 하지만 알고 보면 불쌍한,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박복한 삶을 살다가, 공효진(동백) 대신 생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향미가 이 세상을 떠나기 전 하룻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그려졌다. 

향미에게 돈을 받아내기(뜯어내기) 위해 찾아온 낙호(허동원)는 까멜리아파(동백, 용식, 동백母, 파출소장)의 연합공격에 망신을 당하자, 향미를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했다.

향미에게 스캔들 폭로 협박을 받은 강종렬(김지석)은 광고 촬영장까지 찾아와 자신을 "필구 아빠"라고 부르는 향미가 죽이고 싶도록 미웠다. 또한 강종렬의 쇼윈도우 아내 제시카(지이수)와 엄마도 향미와 맞닥뜨려 돈 요구를 받자 향미를 멸시하고 살의를 드러냈다.

노규태(오정세)는 자신과의 스캔들을 이용해 협박하는 향미를 끌고가 "사람같이 살라"고 다그쳤다. 노규태 역시 자신의 가정을 파탄 낸(?) 향미가 죽이고 싶도록 원망스러웠다.

심지어 동백 엄마 정숙(이정은)도 향미가 동백의 돈 3000만원에 손 대려고 하는 것을 감지하곤 가만 안두겠다며 으름짱을 놓았다.

사진=KBS2 '동백꽃 필 무렵' 방송 캡처



향미의 숨겨둔 사연도 드러났다. 왜 그렇게 덴마크로 가고싶어 했는지. 유학 간 동생을, 자기처럼 비참하게 살지 말라며 몸을 팔아서라도 꼬박꼬박 돈을 부쳐왔던 향미였다. 병원비 3000만원을 마련해주기 위해 결국 동백의 돈까지 훔쳐 부쳐준 향미였다. 그런 동생한테서 누나가 창피하다며, 오지 말라는 말을 들은 향미였다. 동생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오히려 자기가 먼저 절연 선언을 하고, 홀로 오열한 향미였다.

이런 향미를 유일하게 측은히 여기고 진심으로 받아준 사람이 바로 동백이었다. 까멜리아로 거두어주고, 많은 시급을 지급해 조금이라도 금전적으로 돕고 싶어하고, 사소한 문제들을 일으켜도 감싸주고, 나쁜 놈이 찾아와 향미를 괴롭히면 양동이로 머리도 내리치며 지켜주고, 3000만원을 훔쳐가도 아픈 마음으로 이해해주고, 동생과 절연까지 하고는 정말 이제 완벽하게 혼자가 돼 갈 곳 없어 돌아온 향미를 따뜻한 웃음과 눈물로 다시 받아주고.

이런 동백를 보며 향미는 어릴 적 살았던 가게 이름 '물망초'(술집)를 떠올렸다. 물망초 꽃명이 뭔지 아냐고, "나를 잊지 마세요"라고, 자신을 잊지 말라고 눈물로 고백(미안함, 감사, 애정, 연민이 모두 담긴)했다.

마지막 인사가 됐다. 까불이(로 추정되는 인물)의 주문을 받고 야간배달을 나가려던 동백 대신 배달을 나간 향미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연기자로 나선 이래 역대급 연기를 선보인 손담비, 아니 향미를 동백이만 못 잊겠는가. '동백꽃 필 무렵' 애청자들도 알고 보면 불쌍한 향미를(절절이 연기한 손담비를) 쉽게 잊지 못할 것이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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