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50년 동안 쉼 없이 달려 글로벌 굴지의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가 또다시 혁신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디지털 전환으로 촉발되고 있는 격변의 시대에서 시장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해 잇달아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다만 신산업의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는 리더십의 불확실성은 불안요소로 남아 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와 QD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 5G, 전장부품 등 차세대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50년 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신사업을 접목해 지속 성장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창립 50주년을 맞아 1일 수원 '삼성 디지털 시티'에서 경영진과 임직원들이 초일류 100년 기업의 역사를 쓰자고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미래산업도 ‘메이드 바이 삼성’
지난해부터 삼성전자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회사의 경쟁력 제고는 물론, 산업 생태계와 고용 확대까지 경제 전반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미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시장 선도기업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승부수가 우리 경제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산업의 핵심 분야로 꼽히는 분야에 삼성전자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미래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8월 AI·5G·바이오·전장부품 등 ‘4대 미래 성장사업’ 등에 180조원을 투자해 4만명을 채용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성장전략을 밝힌 데 이어 올해는 시스템반도체(133조원), QD디플레이(13조1000억원) 투자 등 신사업 역량 강화 방안을 공개했다.
미래산업의 지형도를 바꿀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AI에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적인 AI 석학들을 영입하는 한편 한국과 미국 등 5개국에 AI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역량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2017년에 약 9조원을 들여 미국의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하며 관련 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월 9일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2사업장에서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신성장사업 확대…관건은 리더십과 속도
삼성전자의 미래전략이 급물살을 탄 것은 이 부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한 지난해 2월 이후다. 이 부회장은 현장 경영을 강화하며 ‘준비’와 ‘도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 곳곳을 오가며 사업 현황을 살피고, 인재 영입에도 직접 나서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회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5G, 시스템 반도체, 디스플레이, AI 등의 핵심 현안을 직접 챙기고 있다. 해외 정부·기업의 고위 관계자와 교류를 이어가며 사업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일본 2위 통신사 KDDI와의 5G 장비 공급 계약,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관광·레저단지 ‘키디야 엔터테인먼트 시티’ 사업 참여 등에도 이 부회장이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리더십’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회사 안팎에서는 과감한 결단과 기회 확대가 중요한 신성장사업의 차질을 걱정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우리 경영 현실에서 총수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최고경영자를 찾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기업이 성장전략을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리더십 부재’는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