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얼마나 시장 적대인가-제 19대 국회 시장친화성 평가>
I. 발제문 요지
▲ 조동근 명지대교수 |
104개의 의안 중 시장과 경제에 미치는 중요성을 감안해 45개의 중요의안을 추출하고 시장친화지수를 계산한다. 이렇게 계산된 각 국회의원별 시장친화지수를 기초로 투표건수가 상당정도 되어야 개인의 친시장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전체 45개 중요 의안 중 최소 30% 이상, 즉 최소 14회 이상 표결에 참가한 의원만을 대상으로 시장친화지수를 산출했다.
정당별 시장친화지수, 각 정당의 좌/우파 성향 등을 산출하고 분류했으며 시장친화적 투표는 “친시장적 법률안에 대해 찬성하거나 반시장적 법률안에 대해 반대”한 것으로 정의한다.
시장친화지수=(시장친화적 투표수)/(시장친화적 투표수+반시장적 투표수)*100......1)
1. 분석결과
O 시장친화적 의안 비율
- 총 104개 의안 중 35.6%(37건)가 시장친화적 의안이고, 나머지 64.4%(67건)가 반시장적 의안이다. 이 중 45개 중요 의안의 시장친화 및 반시장 분포를 보면, 시장친화적 의안이 35.6%(16건), 반시장적 의안이 64.4%(29건)를 차지했다.
O 45개 중요 의안 기준, 시장친화지수가 낮은 의원들
- 시장친화지수 하위 11명 의원 중 비례대표 초선 의원이 9명이나 차지했으며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의 비례대표 초선의원이 시장친화지수 하위 대다수를 차지했다.
O 45개 중요 의안 기준, 정당별 시장친화지수
- 각 정당들의 평균인 전체 국회의 시장친화지수는 31.1로 매우 시장적대적으로 나타났다. 정당별 시장친화지수는, 새누리당(36.6), 새정치민주연합(25.8%), 정의당(23.6), 통합진보당(16.9)로 19대 국회 전체가 반시장적, 시장적대적인 행태를 보였다.
O 45개 중요 의안 기준, 지역-비례대표 시장친화지수 비교
- 새누리당의 경우 지역구 의원들의 시장친화지수는 36.6, 비례대표 의원들의 지수는 36.8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에는 비례대표 의원들의 시장친화지수는 20.3으로 지역구 의원들의 27.0에 비해 훨씬 더 시장적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 결론
- 이념지형도를 기준으로 볼 때,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이념성향은 좌파(58.0%), 중도좌파(40.5%), 중도우파(1.5%), 우파(0.0%)로 나타났다.
II. 국가개입주의와 경제성과 간의 일반적 경험법칙
- 국가개입은 경제성과를 개선시키는가?-
발제자는 “사유재산권 확립, 세금부담 완화, 개방과 경쟁의 강화, 경제적 자유의 확대, 규제완화, 법치의 확립” 등에 기여하게 되는 의안은 시장친화적 의안으로 평가하고, 그 반대인 경우에는 반시장적 의안으로 평가했다. 발제자의 친시장적 의안은 헤리티지 경제자유도를 제고시키는 의안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경제자유도와 경제성과 간의 일반적 경험법칙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1. ‘경제자유도’(Economic freedom index)와 ‘경제성과’ 간의 관계
1) Heritage Methodology for Economic Freedom Index
- Business freedom : “기업하기 좋은 환경” 정도
- Trade Freedom: 관세율 및 비관세장벽 정도
- Fiscal Freedom: 개인소득세, 법인세 최고세율 및 조세부담률
- Government Size: GDP 대비 정부지출 규모
- Monetary Freedom: 최근 3년간 인플레이션 및 가격통제 여부
- Investment Freedom: 외국자본(국내자본 포함)의 투자개방
- Financial Freedom: 금융산업 국가소유 및 중앙은행 독립성
- Property Rights: 국가의 재산권 보호 정도
- Freedom from Corruption: 국제투명성기구의 CPI 인용
- Labor Freedom: 노동보호 법제 및 노동시장 유연성 정도
2) ‘경제자유도’ vs ‘일인당 국민소득’ - 경제자유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일인당 국민소득이 커지는 경향이 존재.
3) 경제자유도 vs 소득분배
- 하위 10% 소득계층의 ‘소득점유율’은 ‘경제자유도’와 무관. 경제자유도와 소득분배 간에는 체계적인 관계가 성립하지 않음.
4) 경제자유도 vs 국가청렴도
- 경제자유도 제고(규제완화, 낮은 세율, 낮은 관세 등)는 공공부문의 국가청렴도를 개선시킴.
-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index)의 값이 10에 가까울수록, 반(反)부패 즉 청렴함을 나타냄.
2. 시장경제체제의 성과: 성장, 소득분배 및 부패에 대한 효과
- 시장경제체제가 정착된 국가일수록 ‘경제자유도’가 높음.
- 경제자유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1인당 국민소득’이 높음. 시장경제가 발달할수록, 구성원의 ‘이타적 행동’도 확산. 사회주의 국가에서 ‘기부행위’는 존재하지 않음.
- 경제자유도가 ‘소득분배를 악화시킨다’는 증거를 발견하기 어려움.
- 경제자유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부패수준’이 낮음. 부패한 국가일수록 국가의 발전기반을 훼손하여 ‘국가경쟁력’을 낮춤.
III. 시장적대적 법안 통과 저지를 위한 정책대안
1. 입법 권력의 책임성 제고
발제자는 19대 국회의 반시장적 또는 시장적대적 법안 발의 및 통과가 ‘경제민주화’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이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경제민주화가 ‘근본 원인’(root cause) 일 수 없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자질과 정치의 속성상 “포퓰리즘에 이끌린 입법 발의 및 통과”는 숙명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입법 발의 절차를 까다롭게 해, 입법 발의가 남용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의원입법은 ‘규제 양산’의 주범이다. 입법 관련해 정부발의는 “관계기관 사전협의, 입법예고, 규제심사, 법제처심사, 국무회의 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의원입법은 국회의원 10인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발의할 수 있고 입법예고나 규제심사를 받을 의무가 없다. 예산이나 기금 상의 조치를 수반하는 법안의 경우 ‘비용추계서’를 첨부하면 족하다. 의원입법은 규제신설의 ‘넓은 문’이자 ‘지름 길’. 19대 국회 들어 2013년 5월 현재 의원발의 법안은 4443건으로 정부 제출 법안 313건의 14배에 이르고 있다. 의원입법은 규제영향평가를 모면하기 위한 청부입법으로 전락했다.
의원입법의 규제성향은 규제영향평가 절차가 생략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따라서 법률안에 규제사전검토서 첨부를 의무화하고, 소관 상임위에서 규제관련 법률에 대해 규제영향 평가를 하게하고, 규제특별위원회(가칭)를 신설해 규제관련 법안을 최종심의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규제 존속기간을 명문화해 ‘법안 일몰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재원 대책 없이 세출확대 없다”는 페이고(pay-go) 원칙을 의원입법에 적용해야 한다. 재원대책 없이 법안이 통과되면 고스란히 국가의 재정 부담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의원입법에 ‘규제영향평가’와 ‘페이고’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입법권 침해’라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규제영향평가와 재원조달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책임 있는 입법활동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이자 원칙이다. 국회의 책임성 제고에 눈을 돌려야 ‘입법독재’를 막을 수 있다.
2. 비례대표의원의 투표결과 정보공개
새정치연합의 경우, 비례대표의원의 시장적대성이 지역구에 비해 상당히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을 일종의 ‘이념유통조직’으로 조작적으로 정의할 때, 지역구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의 투표성향(시장적대성)이 다를 이유가 없다. 새누리당의 경우,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의원의 투표성향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당선횟수에 따른 시장친화 정도 역시 별 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의원은 자신의 정치적 소신과 이념지향에 기초해 투표할 것임. 그럼에도 특정 정당, 특정부류의 의원의 투표성향이 유의한 차이를 보인다면 최소한 유권자는 이러한 사실을 알아야 한다. 비례대표의원은 국민의 직접 투표에 의해 당선되는 것이 아닌 바, 이들의 투표행위는 유권자의 정당선택에서 중요한 정보가 되어야 한다. /조동근 명지대교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