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이혼 소송 중인 남편 최태원 SK회장을 상대로 재산 분할 맞소송을 제기했다. 노 관장이 SK 지배구조 꼭짓점에 있는 ㈜SK의 지분을 요구하면서 향후 최 회장의 행보와 그룹 경영 전반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5일 재계에 따르면 노 관장은 전날 서울가정법원에 최 회장이 낸 이혼소송에 대한 반소를 제기 하면서 위자료 3억원과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 중 42.30%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 /사진=연합뉴스
재계는 노 관장이 요구한 ㈜SK 지분의 향방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소송결과에 따라 SK 지배구조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SK는 ㈜SK를 정점으로 그룹을 유지하고 있다. SK텔레콤(26.8%)과 SK이노베이션(33.4%), SK네트워스(39.1%), SKC(41%) 등 주요 계열사들이 ㈜SK의 지배를 받는 구조다. SK하이닉스의 경우 20.07%를 보유한 SK텔레콤이 최대주주로 ㈜SK와 연결된 상태다.
현재 최 회장은 ㈜SK 지분 18.4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최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은 29.62%다. 노 관장의 지분은 0.01%다.
재계에서는 우호 지분 30%를 안정적 경영의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주주총회 참석률 등을 고려하면 지분 30%로 기업의 경영 방향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SK의 우호 지분 30% 가량을 유지하면서 ‘사회적 가치’ 확산 등 SK의 전체 미래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결과에 따라 SK의 경영 기반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노 관장의 요구대로 최 회장 보유 지분이 쪼개지면 SK의 셈법이 복잡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노 관장 주장에 따라 지분이 분할되면 최 회장과 노 관장은 각각 10.64%, 7.78%의 ㈜SK 지분을 갖게 된다. 이 경우 최 회장의 절대적 우호지분인 특수관계인 지분 비율이 20%대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
이혼 소송 상황이 급변하면서 최 회장과 SK의 미래 성장전략 등 향후 그룹 경영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노 관장이 ㈜SK 지분을 가져가도 최 회장 측에 적대적 주주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적다는 전망이 나온다. 행동주의 펀드 등과 결탁해 그룹 지배력을 흔들 이유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만약 노 관장이 지분을 가져가도) 적대적 지분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 같다. 공익목적 재단 운영 등에 사용하지 않겠냐”며 “SK의 지배구조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향후 이혼 소송에서 최 회장이 보유한 회사 지분의 분할 여부를 두고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 측은 선대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을 강조하면서 방어 논리를 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노 관장 측은 결혼 이후 형성된 재산의 경우 기여도를 따져서 최대 50%까지 재산을 나누는 원칙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