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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불시착' 안좋은 시기에 불시착…북한 미사일 위협 속 남북 로맨스라니

2019-12-15 08:00 | 석명 부국장 | yoonbbada@hanmail.net
[미디어펜=석명 기자] '사랑의 불시착'이 첫 방송부터 불시착을 했다. 드라마 자체의 문제보다는 남북 관계 때문이다.

14일 tvN 새 주말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첫 선을 보였다.

손예진과 현빈이 주연을 맡고 '별에서 온 그대'·'프로듀사' 등을 히트시킨 박지은 작가, '라이프 온 마스'·'로맨스는 별책부록' 등을 연출해 호평 받은 이정효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첫 방송 내용도 로맨스 드라마의 정석으로 볼 때 무난하고 상큼했다. 한국의 재벌 상속녀 손예진이 패러글라이딩을 하다가 기상 악화로 갑작스럽게 회오리바람에 휘말려 떨어진 곳이 휴전선 너머 북한 쪽이었다. 위기의 손예진 앞에 나타나 티격태격 하면서 이런저런 도움을 준 사람이 북한국 장교 현빈. 당찬 성격의 손예진은 혼자서 남한으로 탈출(?)을 시도하고, 잘 생기고 훌륭한 군인이며 엉뚱미까지 있는 현빈은 뭔가에 이끌린 듯 손예진을 돕게 된다.

이야기 전개상 손예진은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올 것이고, 어떤 식으로든 현빈과 관계가 이어질 것이고, 이루어질 수 없는 '남녀북남'의 로맨스가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tvN '사랑의 불시착' 포스터



드라마의 만듦새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남북관계, 북미관계가 예사롭지 않은 시국이다.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 위협이 계속되고 있다. 현 정권 들어 지상과제로 추진해왔던 남북 화해 무드가 말짱 도루묵이 된 현실이다.

이런 와중에 폼 나는 북한군 장교와 가진 것 많은 남한 재벌 상속녀의 로맨스 드라마라니. 사랑의 불시착을 하기 전 드라마 방영 시기의 불시착에 대한 걱정부터 앞선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고 어차피 가상의 세계를 다룬다. 그래도 북한 동창리에서 뭔가 의심스러운 '중대한 시험' 있었고, 미국의 정찰기와 폭격기가 한반도 주변 상공을 날아다닌다는 뉴스를 보고 나서 '사랑의 불시착'을 느긋하게 감상하기엔 마음이 편치 않다.

손예진이 돌풍에 휘말려 떨어진 곳이 북한이 아니라 차라리 '오즈의 마법사' 도로시처럼 신비한 나라 오즈였다면 좋았을 것이다. 아니면 '별에서 온 그대'를 보내준 저 먼 외계의 별나라든지.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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