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 |
신제품 출시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지만 반대로 요즘 삼성전자 주가는 2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10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올해 3분기에는 대다수 증권회사들이 4조 원대를 예상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기관은 영업이익이 3조 원대에 머물 거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실적 발표도 나기 전에 분석기관들의 어닝쇼크의 부정적 리포트가 나오고 있어 주식이 약발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식 보유자들은 100만원 밑으로 떨어지기 전에 팔아야 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을 하고, 한국 증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보니 삼성전자발 위기로 증시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길한 기운도 감도는 분위기다.
일제히 어닝쇼크라고 예상하고 있는 분석기관들
증권사의 어닝쇼크, 어닝서프라이즈가 정확한 분석인지 궁금할 때가 많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10%가 낮은 영업이익을 발표하는 경우 어닝쇼크라 하는데, 현재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추정치를 무리하게 높게 잡아놓고 손해가 아닌 이익이 막대하게 나고 있는데 추정치보다 저조하다고 어닝쇼크라고 한다면 정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분기당 영업이익으로 8조 원 벌다가 1조 원 떨어져도 어닝쇼크이며, 9억 원 올리다가 8억 원으로 떨어져도 어닝 쇼크라고 한다. 하지만 분기당 몇 조씩 수익을 올리는 기업은 세계적으로 그리 만치 않다. 삼성그룹은 엄청난 영업수익을 내기 때문에 여전히 10조 원 가량의 법인세를 납부하고 있다. 법인세 규모만 하더라도 대기업의 매출액에 해당하고 있다. 그리고 어닝쇼크라는 말을 정말 남발하는 증권사도 문제다. 단 1원이라고 이익이 나고 있다면 훌륭한 것이다. 요즘처럼 기업하기 어려운 시기에….
▲ 국내외 분석기관들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에 대한 시장상황을 면밀히 분석 하지 않은채 과도한 시장추정치를 내놓고 '어닝쇼크'라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이같은 부정적 평가가 한국의 시장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사진은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출시된 '갤럭시 노트4'와 '갤럭시 노트 엣지'. |
스마트폰 경쟁 심화로 마진 감소가 우려된다고 하는데 실제로 애플은 휴대폰을 주로 파는 회사이고 삼성은 스마트폰부터 부품, 종합 가전제품까지 파는 회사라 마진 감소 방어 효과가 월등하게 높다는데도 이상하게 부정적 리포트가 내고 있는지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엔화약세와 강성노조 파업으로 고생하는 현대차
삼성전자와 함께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쌍두마차 현대자동차는 부분 파업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회사 측과의 임금협상 마찰로 부분파업에 들어가면서 매출 손실과 관련 업체들의 피해가 엄청나게 불어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노조의 파업, 잔업, 특근거부로 약 3만 4,500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해 전체 1조원 가량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계절적 성수기인 3~4분기에는 2조 원대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올해 3분기에는 1조 원대 영업이익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한국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이다. 두 기업에 너무 의존한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두 기업이 코스피에서 한때 24%까지 차지했지만 연일 떨어지는 주가 탓에 시가총액 비중도 지금은 17.6%로 3년 만에 가장 낮아졌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주가 하락이 두 회사에 대한 우리 경제의 의존도가 낮아져 긍정적으로 본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보유비중이 높은 국민연금은 평가손실이 올해만 3조 원을 기록하고 있고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여타 주력 기업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저성장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한국경제를 다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선두 기업들이 먼저 치고 나가야 한다.
시장상황을 면밀하게 분석하지 않고 과도한 시장추정치를 내놓고 실적이 못 미쳤다는 어닝쇼크 같은 경고음을 내어 불안감을 조성하는 일보다 신뢰감을 조성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 하겠다.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