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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현대차보다 더"·르노삼성 "일 줄이고 임금 올려"…노조의 몽니

2019-12-16 13:54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내년에도 자동차 산업이 힘겨운 시기를 보낼 것이라는 전망되는 가운데 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 노조가 경영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여전히 고임금을 주장하고 있어 현실직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내년부터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혜택이 종료되며 내수시장에 소비절벽이 심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 되며 수출물량도 지속적인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년에도 힘겨운 자동차 시장상황이 예고되고 있어 비용절감 작업을 강화해야한다는 지적이나오고 있다. 하지만 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 노조는 여전히 고임금을 주장하고 있어 현실직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르노삼성



일각에서는 정형화된 악습이 반복되며 노조의 집단이기주의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선진노사관계 안착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조가 지난 13일 오전 6시부터 전체 조합원 2만9370명을 대상으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에 상정했으나 찬성 43.9%(1만1864명), 반대56%(1만5159명)로 부결됐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 10일 올해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도출해 파업 등 분규 없이 타결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이번 부결로 원점으로 돌아가는 상황이 됐다.

부결의 원인으로는 이번 잠정합의안에 신임 집행부가 임금협상에서 우리사주 15주를 얻는 것을 공약사항으로 걸었지만 관련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노조원들 사이에서는 "현대차 노조가 임금협상을 통해 우리사주 15주를 받았다"며 불만 정서가 퍼졌고 이런 분위기 속에 기본급 4만원 인상, 상여금의 150% 지급 등을 내용으로 한 잠정합의안이 결국 부결된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현대차 노사 잠정합의안 주요내용은 △임금 4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150%+320만원(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포함) △임금체계 개선에 따른 미래 임금 경쟁력 및 법적 안정성 확보 격려금(200만~600만원 근속기간별 차등 지급·우리사주 15주) 등이다.

기본급 4만원 인상과 성과 및 격려금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동일한 수준이지만, 기아차 노조는 이 보다 더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기아차 임단협이 현대차 수준에서 타결돼왔으나 이번에는 기아차 노조가 더 달라고 하는 것"이라며 "다만 현대차 노조가 분규 없이 임단협에 합의한 만큼, 기아차 노조의 파업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 6월 상견례를 한 뒤, 임단협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노조 집행부 임기 만료에 따라 새 집행부가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다. 기아차 노사는 이르면 내주 추가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올해 임단협 타결은 물 건너가게 된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현대차는 전 세계에 402만4628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254만3237대를 판매해 1.1% 줄었다.

양사 판매량은 656만7865대로, 올해 판매 목표인 760만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기아차 노조는 이런 문제는 아랑곳 하지 않고 임금인상에만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르노삼성 노조도 마찬가지다. 지난 10일 파업 찬반투표에서 66.2%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시켰다. 앞서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해 '조정 중지' 결정까지 받아놓은 상태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해 6월부터 올 6월까지 1년간 60여 차례에 걸쳐 부분·전면 파업을 벌였고 지난 6월에야 '2018년도 임단협'을 타결했다.

당시 르노삼성 노조는 사측과 '상생 선언문'을 발표하고 '무분규 사업장으로 거듭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반년도 안 돼 '더 받고 덜 일하겠다'며 이를 상생을위하 결의를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렸다. 

글로벌 경기도 악화되며 수출물량도 감소하고 있는 추세여서 현행 고입금 저효율의 구도를 타파해야 되지만 여전히 양사의 노조는 고임금을 주장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올해 르노삼성 부산 공장의 생산량은 11월까지 누적 15만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25%가까이 생산량이 줄었다. 닛산 로그 수탁생산계약 종결로 생산량 감소는 지속될 전망이다.

르노의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XM3'모델이 유일한 희망이지만 기껏해야 연간 2~3만대 수준의 내수 물량으로는 기존의 물량 공백을 채울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해외 판매물량 배정을 통한 수출 물량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될 상황이지만 경영진의 노력에도 노조가 딴지를 거는 겪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파업으로 멈춘다면 르노 본사가 한국에 물량을 배정할 이유는 만무하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노조가 파업에 나선다면 공멸로 가는 길을 걷겠다는 심보나 마찬가지다.

더욱이 내년에는 개소세 인하 종료가 예고되며 내수시장 소비절벽이 예고돼 있고 글로벌 시장의 위축도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판매량 감소가 불은 보듯 뻔한 상황이 될 것이라는 것. 이럼에도 양사 노조는 이미 높은 임금을 더 올리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이같은 노조의 행위를 "그동안 큰 사업장이 위기에 빠지면 혈세를 투입해서라도 살려줬던 전례가 있었던 게 문제다"며 "어차피 문을 닫게 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회사 생존에 일조하기보다는 하나라도 더 얻어내겠다는 의지가 더 강하다"고 저적했다. 

이른바 '부정적 학습효과'의 폐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그 과정에서 다른 방식의 학습효과를 본 이들도 있다는 것을 노조는 잊지 말아야 된다.

지난 수 년간 대우조선해양과 한국지엠에 수조원, 수천억원의 혈세가 투입됐다. 그리고 그곳의 근로자들이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고임금을 받아왔다는 사실을 국민들도 인지하고 있다. 

회사의 위기 상황에서 파업을 단행한 르노삼성 노조원들의 일터를 지키기 위해 또 다시 혈세가 투입된다면 국민 여론이 결코 우호적일 수 없다. 더욱이 이같은 억지주장을 펼치는 회사의 차량에 국민들이 믿음을 갖고 제품을 구매해 줄이도 만무하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당장의 이익을 바라고 있는 노조의 모습이 아타깝다"며 "비상경영체제를 발동시켜도 모자랄 판에 고입금을 목소리 높이는 것은 자동차 산업을 망가트리는 결과가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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