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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고관세율 유지 전망…"무역합의 큰 의미 없어"

2019-12-27 13:08 | 박규빈 기자 | pkb2162@mediapen.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단계 미·중 무역합의와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공식 서명식을 이달 내로 가질 것"이라고 시사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중국 ICT 회사 화웨이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어 양국 간 무역합의가 큰 의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7일 무역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본인 소유 별장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중 무역전쟁을 끝내고 싶고, 더 빨리 무역합의에 이르도록 협정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끝나 최종 협정문을 양국 언어로 번역 중"이라고 했다. 양국은 지난 13일 무역협상을 마쳤고, 협정문은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과 서비스를 대규모로 추가 구매하고, 미국은 대중(對中) 관세를 유예하고 기존의 관세율도 낮춰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여기까지 보면 일견 미·중 양국의 무역전쟁은 일단락 된 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2차운드가 시작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정책 싱크탱크 PIIE는 '1단계 무역합의: 고율 관세는 뉴노멀'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은 현재 평균 21.0%에 달하고, 1단계 무역합의가 이행된다 해도 19.3% 수준일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중국 역시 대미 관세율을 21.1%에서 0.2% 내린 20.9%로 조정해 큰 폭의 변화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채드 보언 PIIE 선임연구원은 "고율 관세 체계가 국제 무역의 '뉴노멀'이 됐다"고 설명했다. 추가 관세 인하 계획이 없기 때문에 미·중간 무역합의가 큰 변화를 불러오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결정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5G 특별대표'직을 신설해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를 향한 압박 수준을 높이고 있다. 외교가에선 대중 무역·외교전에 있어 중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2월 미국 법무부는 멍완저우 화웨이 CFO를 대이란 제재를 어긴 혐의로 체포 및 기소하기도 했고, 올해 5월엔 상무부가 화웨이를 거래제한 명단에 올린 바 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는 중소 ICT 기업들로 하여금 연방 보조금을 화웨이 장비 구매 및 유지에 쓰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한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5일 중국 정부가 화웨이에 750억달러(약 87조원)에 달하는 다양한 지원을 해왔다고 보도했다. 화웨이가 중국 정부로부터 460억달러 규모의 금융지원과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기술력 증진 인센티브 차원에서 250억달러의 세제 혜택도 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화웨이 관계자는 27일 "최근 WSJ가 화웨이와 관련해 불분명하고 무책임한 기사를 상당수 보도해왔고, 해당 기사는 허위 정보와 잘못된 추측에 기반해 작성된 것"이라며 법적 대응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와 관련, 지난 24일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화웨이를 상업적 문제로 취급하는 건 미국 입장에선 충격적"이라고 전했다. FT는 미국이 영국에 대해 경고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캐나다를 향해서도 지난 23일 그는 "화웨이 5G 장비를 사용할 경우 미국-캐나다 간 정보 공유를 허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이 미·중 양국 간 무역전쟁 전선이 주변 동맹국들과의 외교문제로까지 비화되는 등 너무나도 팽팽해 끝이 안 보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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