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펀드가 15일부터 지난 개인투자자들 대상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국내 증시 불확실성이 가중된 가운데 손실률이 제한되는 소부장 펀드의 이점이 각광을 받고 있다. 4년이라는 긴 환매기간과 온라인 가입이 불가능한 점은 단점으로 지적되지만 업계에서는 ‘조기 완판’ 예측도 나오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손실의 약 30%까지 보전되는 ‘소부장 펀드’가 지난 15일부터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BNPP자산운용, 골든브릿지자산운용 등 3개사가 11개 증권사(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유안타증권, 교보증권, DB금융투자, 메리츠증권, SK증권)를 통해 소부장펀드를 판매하며 각 운용사별로 250억원 정도의 자금을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우측 2번째)이 지난 15일 하나금융투자 여의도 본점 객장에서 '소부장 펀드'에 가입하고 있다. /사진=금융투자협회
소부장 펀드는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업의 주식 및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에 절반 이상, 중견·중소기업에 30% 이상 투자하는 정책상품이다. 이번에 출시된 펀드는 총 8개의 소부장 기업 및 중소·중견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사모펀드에 똑같은 비율로 재투자를 실시하는 공모재간접펀드로 출시됐다.
상장기업뿐만 아니라 비상장, 메자닌 등 다양한 전략으로 운용되며 설정 이후 4년간 중도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 구조의 상품이다. 단, 설정 이후 90일 이내에 거래소에 상장해 현금화 수단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들은 중간에 펀드를 팔 수 있다.
전문사모운용사는 DS자산운용, 밸류시스템자산운용, 안다자산운용, GVA자산운용, KTB자산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 총 6개사다. 아울러 공모운용사 3곳이 한국성장금융과 함께 사모펀드 운용사의 분기 성과 및 위험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이 작업을 통해 투자자산 평가방법, 자금회수 현황 등을 점검하고 운용의 적정성을 검토하게 된다.
사모운용사들은 펀드마다 3억원을 후순위로 출자하고, 한국성장금융투자가 성장사다리펀드에서 300억원을 중순위로 출자하게 된다.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은 후순위가 되는데, 이에 따라 약 30%까지의 손실은 후순위와 중순위에서 먼저 흡수하게 된다.
쉽게 말해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제한된다는 뜻이다. 다만 연 5% 이상의 성과에 대해서는 사모운용사와 성장사다리펀드에서 개인투자자들보다 더 많은 비율을 가져가게 된다. 즉,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 구조의 펀드다. 단, 펀드 가입은 지점을 직접 방문해 오프라인으로만 신청이 가능하다.
이번에 모집을 시작한 3개 공모펀드는 운용방식이 같으므로 사실상 같은 펀드로 볼 수 있다. 운용·판매보수 요인을 제외하고는 공모펀드들의 운용성과가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을 예정이며, 출시 초기 많은 주목을 받을 만큼 조기에 ‘완판’이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증시가 ‘1월 효과’를 타고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소부장 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의지가 강력하다”고 전제하면서 “환매가능 시점인 48개월 이상 안정적인 구조로 유지될 수 있는 상품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