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에어컨 상품기획 담당자가 2020년형 ‘무풍에어컨’의 '이지케어'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연초부터 에어컨 시장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8K TV를 놓고 신경전을 펼쳤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달 셋째주에 나란히 2020년형 에어컨을 출시했다. 양사는 '수동세척'과 '자동세척'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서로 경쟁사 대비 점유율 우위를 점했다고 평가하는 상황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앞다퉈 에어컨을 공개했다.
가전업체들은 일반적으로 겨울에 에어컨 신제품을 선보인다. 제품 성수기는 여름이지만 설치시기 조율과 물량 부족 등을 우려해 업체들은 연초 제품을 공개해 예약판매를 진행한다.
에어컨이 공기청정 기능 등을 갖추며 사계절 가전으로 거듭난 점 역시 겨울 출시 이유 중 하나다. 전자랜드에 따르면 비성수기인 지난해 1분기 에어컨 판매 성장률은 80%로 2018년 대비 60% 늘었다.
양사는 중국발 미세먼지 공습 주기가 잦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청정 기능을 한층 강화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직접 관리', LG전자는 '자동 관리'에 각각 초점을 맞춘 것은 차이점이다.
삼성전자는 무풍에어컨 신제품에는 ‘이지케어’ 기능을 적용했다. 사용자가 도구 없이 전면 패널 전체를 쉽게 분리할 수 있도록 설계해 내부 팬의 블레이드까지 관리할 수 있다.
반면 LG전자 신형 휘센 에어컨에는 사용자가 수동으로 청소하는 삼성전자의 '이지케어' 기능과는 달리 자동으로 이 모든 과정이 행해진다는 점이 특징이다. 자동청소 기능 '필터 클린봇'이 적용돼 하루 8시간씩 사용할 경우 필터 클린봇이 일주일에 한 번씩 에어컨의 극세필터를 자동 청소한다. 사용자는 6개월에 한 번씩 먼지통만 비워주면 된다. 임정수 한국B2B마케팅 담당은 "경쟁사 제품이 수동 세척을 하도록 만든 것은 나름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비방 의도는 없으나 리스크가 있어 수동으로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감규 LG전자 에어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과 임정수 한국B2B마케팅담당 담당. /사진=LG전자 제공
시장 점유율에 대해서도 양사 의견은 분분하다. 양사의 에어컨 시장점유율을 합치면 70~80%대로 관측된다. 하지만 시장조사업체에서 국내 에어컨 시장점유율에 대한 통계를 발표하지 않아 서로 1위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신형 무풍에어컨 공개 행사에서 "우리가 에어컨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고 말하자 다음 날 LG전자는 "LG베스트샵이 삼성디지털프라자보다는 많이 판 것으로 안다"고 맞받아쳤다.
지난해 1월부터 같은해 6월까지 국내 에어컨 판매량은 예년보다 덜 더운 여름 날씨 탓에 100만대에 못 미쳤다. 양사는 올해 여름 날씨가 예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하며 에어컨 판매량을 200만~250만대 사이로 추산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신형 에어컨을 17일, 16일 출시해 본격 판매에 들어간다. 삼성전자의 무풍에어컨 출고가는 345만~720만원으로 LG전자의 휘센 씽큐 에어컨(285만~540만원) 보다 가격대가 높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