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인수합병(M&A)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처음으로 인터넷TV(IPTV)와 케이블TV의 합병이 이뤄지게 됐다.
그 주인공은 바로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법인이 오는 3월 출범할 예정이다.
지난 2016년 SK텔레콤은 당시 CJ헬로비전(현 LG헬로비전) 합병을 추진했으나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허로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유료방 M&A를 심사하는 정부도 5G와 미디어빅뱅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무시하지 못하고 국내 첫 IPTV와 케이블TV의 합병을 승인했다.
유료방송 M&A를 케이블TV가 통신사(IPTV)에 흡수되는 단순한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유료방송 시장은 물론 산업 발전을 위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행보로 봐야 한다.
현재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넷플릭스, 유튜브 등 외산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의 공습으로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상황이다.
외산 OTT의 등장은 그동안 지상파, 케이블 등 기존 콘텐츠로만 연명해온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
최근 통신사들의 케이블TV M&A 시도에 따라 국내 유료방송은 통신사 중심으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SK브로드밴드 뿐만 아니라 LG유플러스도 LG헬로비전을 인수해 유료방송 시장 2위로 올라섰다. 1위인 KT는 아직 합산규제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수장이 바뀐 올해 공격적인 M&A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2015년 SK텔레콤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자신 상장폐지했으나 이번 합병을 통해 연내 재상장도 준비할 계획이다. 미디어 사업이 그만큼 SK ICT 계열에서 중요한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얘기다.
통신사들은 M&A를 통해 가입자 기반을 늘려 덩치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서비스 경쟁력을 키워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까지 진출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있다.
자체 콘텐츠(오리지널) 제작, 해외 콘텐츠 수급 등을 통해 콘텐츠의 질과 양을 모두 높여 외산 OTT와의 경쟁에서 안방을 지키겠다는 의지다.
이처럼 5G와 미디어빅뱅 시대를 맞아 미디어 경쟁력을 키우는 것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에게 모두 핵심 전략이 되고 있다.
국내 유료방송 M&A는 전 세계적으로 거대해지고 있는 대형 미디어 콘텐츠 사업자들로부터 안방을 지키고 나아가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통신사 중심으로 재편되는 국내 유료방송 시장이 가입자 확보 경쟁을 넘어 미디어 파워를 키울 수 있는 선의의 경쟁을 펼쳐주길 기대한다.
[미디어펜=김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