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리스크’에 긴장하고 있다. 우한 폐렴이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는 반도체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우한 폐렴의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글로벌 IT 생태계에서 최대 소비·생산 국가 중 하나인 중국을 따로 떼 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도체 생산라인의 클린룸 모습/사진=삼성전자 제공
‘반도체 코리아’를 이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장 일부에서는 우한 폐렴 상황에 따라 양사의 실적 개선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부진의 늪에 빠졌던 반도체 시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로 시장의 불안감이 대폭 해소됐고, 주요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서버 증설 투자와 5G의 확산 등이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우한 폐렴 사태 전까지 유가 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우한 폐렴이 확산하면서 반도체 시장의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언제, 어디까지 확대될지 모른다는 점이다.
현재 중국에 위치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 라인은 정상 가동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부자재 등 재고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단기적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일단 양사는 위험요소 유입 차단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생산 라인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보고 있다”며 “향후 사업에 악영향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우한 폐렴의 장기적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자칫 중국발 불확실성이 반도체 시장을 짓누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중국의 생산과 내수 위축은 물론, 글로벌 IT 시장의 전반적 침체로 반도체 수요 확대에 제동일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글로벌 수요에서 낸드와 D램의 중국내 생산 비중은 각각 15%, 11%로 추정되고 있다. 사태가 중국 전역으로 확대될 경우 공급망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중국 내수까지 침체하면 5G 스마트폰 확산 등 IT 제품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5G 스마트폰은 고용량 D램이 탑재되면서 반도체 제조사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를 받는 제품이다.
향후 우한 폐렴의 조기 통제 여부가 글로벌 경제는 물론, 반도체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번 사태의 핵심변수는 향후 2~3주간 확산속도와 치사율이 될 것”이라며 “확산속도가 진정되고, 치사율이 낮아질수록 부정적인 영향이 제한적인 반면 확산속도가 빠르고 치사율이 높을수록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보다 커질 전망”이라고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을 내다봤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