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5대 신수종 사업으로 구분했던 태양광 사업에서 철수하고 사물인터넷(IoT) 등 신사업을 추진한다.
최근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에 따르면 삼성 측은 각 사업의 성장성과 경영 환경 변화를 감안해 5대 신수종 사업 재편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삼성은 태양광 사업에서 철수하는 대신 최근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시장 등 신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지난해 2030억 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IoT 시장은 매년 22% 이상씩 성장해 오는 2020년에는 1조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IoT 사업의 핵심은 ‘스마트홈’으로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등 생활가전 제품을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등으로 제어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가전과 스마트폰 분야에서 세계 최고인 삼성전자의 장점을 극대화한 수익 모델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홈 생태계 구축을 위해 지난 4월 출시한 ‘삼성 스마트홈’ 플랫폼을 외부 업체에 개방하고향후 스마트 출입통제, 에너지, 건강, 친환경 등 다양한 분야로 서비스 영역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또 삼성은 육성중인 사업의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은 세계 최고 수준인 하드웨어 제품력에 필적할 만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최근 ‘소프트웨어센터’를 신설했으며 부품(DS)부문의 소프트웨어 컨트롤타워인 ‘소프트웨어연구소’와 미국 벤처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담당하는 ‘삼성 전략·혁신센터(Strategy & Innovation Center)’를 설립했다.
▲ 삼성전자가 지난달 5일부터 10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4' 전시회에서 '삼성 스마트홈'을 선보여 큰 관심을 모았다./사진=뉴시스 |
실제로 삼성전자의 R&D 인력은 지난 2009년 4만4000명에서 지난해 6만9300명으로 57.5% 늘었으며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의 R&D 투자액은 14조7800억원에 달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사업환경이 바뀌고 관련 기술이 달라졌는데 수년 전에 정했던 5대 신수종 사업을 계속 고집할 수는 없다”며 “현 상황에서 최적의 사업을 새로 발굴하고 기존 신수종 사업을 변경이 불가피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지난 2010년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등을 5대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하고 오는 2020년까지 23조30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삼성정밀화학(폴리실리콘), 삼성SDI(태양전지·모듈), 삼성애버랜드(태양광 발전소 시공), 삼성물산(태양광 발전소 운영) 등이 수직계열화 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들 계열사들의 태양광 사업에 대한 소극적 투자와 삼성SDI의 전자재료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3659억원을 기록하는 등 악재가 겹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또 지난 2008년부터 중국의 친환경 사업 지원에 따라 중국 태양광 업체들의 공급과잉으로 이미 시장 공략의 시기가 늦었다는 관측이 삼성의 사업 철수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 밖에도 지난 2011년 정부가 국책과제로 선정해 삼성SDI 등과 함께 추진했던 고효율 대면적 박막 태양전지 개발사업도 올해말 종료되는 상황도 삼성의 철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삼성은 협력사들의 입장 등을 고려해 정부 국책과제 사업 종료 후 사업 철수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