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신임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체제가 공식 출범하면서, 현재 '대의원 간선제'로 치러지는 중앙회장 선거에 '조합장 직선제'를 도입하는 것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선거 과정에서 이성희 회장은 ▲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도입 ▲ 농업인 월급제·농민수당·농업인 퇴직금제 도입 ▲ 하나로마트 미래 산업화 육성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또 당선 소감에서 "제 공약은 물론 다른 후보들의 공약도 받아들여서 농협이 정말 올곧게 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조합장 여러분의 의견을 청취, 농협이 농민과 조합원 곁으로 갈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 뿐만 아니라, 이번 중앙회장 선거에서 대부분의 후보들이 중앙회장 직선제를 약속했다.
당시 '좋은농협만들기국민운동본부'와 한국농축산연합회 및 농민단체 '농민의 길'이 공동으로 추진한 후보자들의 정책협약에서, 총 10명의 후보자 중 8명이 직선제 도입 공약에 동의했다.
당시 이 회장은 이 협약에 참가하지 않았으나, 역시 1호 공약이 직선제였다. 농협 내에 직선제 추진에 대한 합의가 이미 끝났다는 의미다.
정부도 직선제 도입에 찬성하는 입장으로, 이번 20대 국회에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 등이 발의한 농협법 개정안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정치권에서도 법 개정의 취지 자체에 대해서는 반대가 거의 없었지만, 여야 정쟁 때문에 법개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따라서 4월 총선 이후 이 회장과 정부는 농협법 개정을 다시 강력히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중앙회장 직선제만으로 끝나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회원조합장 전국 동시 선거도 지나치게 선거운동을 제한, '깜깜이 선거'라는 오명 속에 온갖 불법과 혼탁상을 드러내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른지 오래다.
최대 농민단체인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도 이 회장에게 회원조합장 선거제도 개편을 주문했다.
한농연은 이 회장 당선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 지역 조합장 선거 문화 개선을 위한 위탁선거법 개정 ▲ 농협경제지주 재정 건전성 제고를 위한 비(非) 사업부서 중앙회 편입 ▲ 농업인 생산비 경감을 위한 계통사업 지원 확대 ▲ 판매 농협 구현을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 ▲ 경제지주 자회사 통폐합을 통한 수익구조 개선 등을 주문했다.
뿐만 아니라, 농업계에서는 농협중앙회의 '실세'로 불리는 감사위원장 및 조합감사위원장을 회장이 입맞에 맞는 인사를 임명할 게 아니라, 대의원회에서 선거로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 농업이 아닌 수산업계에선 현재 조합장 직선제로 선출하고 있는 수협중앙회장 선거제도에도 문제가 있다는 여론이 높고, 정부도 이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이는 조합장 직선제가 아닌 '조합원 직선제' 검토를 뜻한다.
물론 수협의 경우는 전체 조합장 수가 농협의 대의원 수보다도 적어 조합장 직선제만으로는 한계가 크다는 문제가 있지만, 수협이 그런 방향으로 갈 경우 농협도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