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코로나19 사태로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전격 연기됐다.
한미연합군사령부는 27일 한국이 코로나19 위기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한데 따라 전반기 연합훈련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과 리 피터스 한미연합사 미국 측 공보실장은 이날 공동발표를 통해 “한국정부가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함에 따라 기존 계획했던 한미 연합사령부의 전반기 연합지휘소 훈련을 별도의 공지가 있을 때까지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 양측은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확산 차단 노력과 한미 장병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감염병으로 인해 한미 연합훈련 일정이 조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국방부 페이스북
통상 3월 진행되는 연합훈련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하는 지휘소연습(CPX)이지만 밀폐된 벙커에 다수의 인원이 모이게 된다. 지휘소연습과 연동되는 일부 야외기동훈련도 예정돼있었다.
앞서 한미훈련이 축소 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군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고, 주한미군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자 훈련 중단 결정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27일 오전 9시30분 기준으로 군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육군 14명, 해군 1명, 공군 5명, 해병대 1명 등 총 21명에 달한다. 군 내 격리자는 보건당국 기준 격리자 540여명에 강화된 군 자체기준 예방적 격리자를 합쳐 1만여명에 육박한다.
이미 군은 지난 22일부터 전 장병의 휴가, 외출, 외박, 면회를 통제하고 전 부대의 야외훈련도 중지했다.
주한미군에서는 전날 경북 칠곡 캠프 캐럴의 주한미군 병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지난 24일에는 대구 캠프 워커를 2차례 방문한 주한미군의 부인 1명이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주한미군은 한반도 전역의 위험단계를 ‘높음’으로 격상하고 대구 캠프 워커 출입단계를 최고 수준으로 높이는 등 사실상 ‘준폐쇄’에 돌입했다. 또 모든 부대 출입 제한을 시행하는 가운데 필수 인원이 아닐 경우 모임과 집회, 임시 파견 등도 제한했다.
앞서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26일(현지시간) 하원 군사위원회 예산청문회에서 한미연합훈련 연기 또는 조정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코로나19는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경계했다. 그는 “미군과 미 국방부는 모든 종류의 적절한 예방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 감염병 유행에 대한 플랜 중 하나가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합훈련 연기 결정은 한국 측의 제안에 따라 이뤄졌다. 이와 관련해 한미연합사는 박한기 합참의장이 먼저 훈련 연기를 제안했고,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이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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