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태로 넘어간 가운데 올해 7~8월 열릴 예정인 도쿄올림픽의 정상적인 개최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고, 일본 내 여론은 올림픽 연기 쪽으로 기울고 있다.
IOC는 17일 오후 9시(한국시간)부터 각 종목별 국제연맹 대표들과 화상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정보를 공유하고 도쿄올림픽 출전권 배분 문제 등을 협의한다. 선수 대표, 국가올림픽위원회(NOC)의 발언도 청취할 예정인데, 도쿄올림픽 개최 문제도 심도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정상 개최에 대한 의지를 강조해왔던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WHO(세계보건기구)의 팬데믹 선언 이후 "WHO의 권고에 따르겠다"며 한 발 물러선 듯한 반응을 보였다.
현재 상황은 도쿄올림픽의 정상적인 운영을 힘들게 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올림픽 각 종목의 예선이 줄줄이 연기되는 등 파행을 겪고 있다. 예선이 제대로 치러지지 못하면 올림픽 본선에 누가 출전할 것인지도 현실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IOC가 당장 이날 회의에서 도쿄올림픽의 연기 또는 취소를 결정하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개최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데드라인은 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일본 내 여론은 올림픽 연기가 우세하다.
아사히신문이 15∼16일 일본 유권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는 도쿄올림픽(및 패럴림픽)을 연기하는 것이 좋겠다는 응답이 63%를 차지했다. 예정대로 개최하자는 의견은 23%, 아예 취소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은 9%로 나타났다.
교도통신이 14∼16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올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부정적인 응답이 69.9%나 됐다. 스포츠닛폰이 15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77.8%가 도쿄올림픽을 연기 또는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럼에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도쿄올림픽을 차질없이 개최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감염 확대를 극복하고 올림픽을 무사히 예정대로 개최하고 싶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한 16일 심야에 화상회의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아베 총리는 "완전한 형태의 대회 개최를 목표로 하고 싶다"는 발언을 했다.
일본 정부의 올림픽 개최 의지, 일본 내 연기 여론, IOC의 대책 마련과 결정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올림픽을 개최한다면 무엇보다 코로나19로부터 대회 출전 선수와 관계자, 관중들의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는 점이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