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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정상이 코로나19 공조 요청, ‘K-방역' 인정 이유는

2020-03-22 11:44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세계보건기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난 3월12일 선언하는 등 전세계가 ‘방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사태 두달을 맞은 대한민국의 사례가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다수의 해외언론이 한국의 대처법을 “모범”으로 손꼽으며 극찬하기 시작했고, 외국 정상이 잇따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통화를 요청해 방역‧치유 경험 공유를 요청했다. 특히 외신들은 한국의 방대한 진단검사 규모와 속도에 주목했고, 미국을 비롯한 여러나라에서 한국에 진단키트 수입을 요청해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국내와 입국자 방역에 총력을 다하면서도 세계에 기업인들의 긴급한 예외 입국을 요청하고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3일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코로나19 대응 경험을 공유해달라고 요청했다. 20일 통화를 요청한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에게 문 대통령은 한국의 축적된 경험과 임상 데이터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첫수출도 정상간 통화에서 비롯됐다.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는 지난 5일 문 대통령과 전화통화하면서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입 의사를 전했고, UAE에 진단키트 첫수출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최근 “선진국을 포함해 20일 기준으로 28개국에서 진단키트 수입을 요청해왔다며 생산업체와 매칭해주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나라에는 미국도 포함돼있다.

사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한때 한국을 중국에 이은 두 번째 위기국가로 만들기도 했다. 대구 신천지 교인인 ‘31번 확진자’가 나온 2월18일을 기해 한달동안 하루 수백명씩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전수조사 때문에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해외 일각에서 한국인 기피 현상도 일어났고, 심지어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에서 한국인이 격리되는 사례도 속출했다. 하지만 한국정부의 투명한 정보공개와 신속한 전수조사는 한달만에 확산 둔화 움직임을 만들어냈다.   

코로나19 감염병 확진자가 다녀가며 임시 휴업에 들어간 서울의 한 백화점으로 방역 업체 직원들이 들어가고 있다./연합뉴스


영국 BBC는 “한국이 코로나19에 고전하는 다른 나라의 롤모델”이라고 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은 민주주의 강점을 보여줬다”고 했다. 

CNN은 “누구나 쉽게 검사를 받지 못하는 다른 나라의 상황은 바이러스 전파 규모를 가리고 바이러스 진행 방향을 통제하는 데 있어서도 제약을 준다”며 “바로 이런 차이가 한국과 이탈리아의 치사율 격차가 나타나게 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이 미국이나 유럽보다 훨씬 많은 25만 여명을 검사했다”며 “한국에서는 코로나19 검사 권유 안내문이나 진료소 무료 검사 등이 일반적이며, 한국 확진자 규모가 8000명 언저리에서 큰 변동이 없는 것은 이 덕분이라고 보건 전문가들은 말한다”고 전했다.

그동안 외신들은 검사 대상자가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창문으로 발열 체크와 검체 채취를 하는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를 집중 보도했다. 

독일 유명 주간지인 슈피겔은 “한국에는 테스트에 10분도 걸리지 않는 드라이브 스루 검사소가 전국적으로 50개소가 넘는다”며 “이 검사는 무료이고, 한국의 보건체계가 이 검사에 들이는 비용도 비교적 저렴하다"라고 극찬했다. 이 외에 미국 CNN, ABC, NBC, AFP 등의 언론들도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사례를 적극적으로 소개했다. 

그리고 지금 미국, 독일, 영국, 호주, 태국, 일본 등 여러 나라들이 드라이브 스루를 도입했다.
 
처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검사 건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미국도 13일(현지시간) 이 검사 방식을 적극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미국 내에서는 콜로라도 주, 캘리포니아 주, 워싱턴 주 등이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개설을 발표하거나, 설치했다. 

일본도 보건당국은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로 일관했지만 결국 도입했다. 니가타현 니가타시, 아이치현 나고야시 등 지자체들이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도입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으로 확산하면서 시민들의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 큰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에는 없는 현상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외출 자제령’이 내려지자 화장지와 생수, 식량, 약품, 손 소독제, 마스크는 물론 총을 사재기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유럽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에도 자유롭게 다니는 젊은이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비교적 잘 지켜지고 있는 것과 다르다. 실제 경찰이 젊은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느라 거리로 출동하고 있고, 세계보건기구(WHO)도 “젊은이는 코로나19에 천하무적이 아니다”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제 한국은 이제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지 않도록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주력하면서 유럽과 미국으로부터의 유입 위험에 대비할 때이다. 정부는 여전히 입국금지 등의 극단적인 조치 대신 특별입국절차로 입국자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유럽 발 입국자에 대해서는 22일부터 전원 임시시설에 격리해 코로나19 검사를 하기로 했다.  

또 문 대통령 등의 제안으로 곧 G20 정상간 특별 화상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올해 G20 정상회의는 당초 11월 21~22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별도의 긴급 회의가 필요할 만큼 국제 공조가 절실한 상황이 됐다. 

앞서 지난 16일 주요 7개국(G7)이 사상 처음으로 화상 정상회의를 개최한 바 있으며, G20 정상 화상회의에서도 각국의 백신과 치료법 연구, 경제‧금융 대응책이 논의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기업인의 활동 편의 보장 문제를 중점 제기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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