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20시즌 메이저리그가 언제 개막할 지 기약이 없다. 미국 내 코로나19가 더욱 확산되면서 5월 중순 이후로 미뤄둔 메이저리그 개막이 추가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올 시즌은 아예 취소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야구 산업,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선수, 팬들에게는 끔찍한 상황이다.
류현진의 새 소속팀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만약 올 시즌이 축소 또는 취소될 경우 실질적으로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바로 류현진과 거액의 FA 계약을 했기 때문이다.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29일(한국시간) '토론토가 코로나19로 잃은 5가지'라는 타이틀의 기사를 실었다. 그 가운데 절정의 기량을 꽃피우고 있는 류현진을 올해 정상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을 최대 피해로 꼽았다. 류현진은 2020~2023년 4년간 총액 8000만달러에 토론토와 FA 계약을 했다.
디애슬레틱은 "토론토는 엄청난 자금을 투자해 류현진을 영입했다. 2020시즌이 (절반 정도로) 축소되면 류현진을 활용할 수 있는 기간이 3시즌 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 최악의 경우(시즌 취소 시)에는 2020년에는 등판을 아예 못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은 2020시즌이 열리지 않아도 선수의 서비스타임을 인정해주기로 했다. 지난 시즌 등록 일수를 채운 선수는 비상 사태인 코로나19로 시즌이 취소되더라도 한 시즌을 풀타임 소화한 것으로 인정받는다. 그렇게 되면 류현진의 계약도 리그 진행 여부와 상관없이 2020~2023년으로 그대로 유지된다.
토론토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 이 매체는 "만 33세인 류현진은 아직 에이징커브(나이에 따른 기량 하락)를 우려할 선수가 아니다. 구속에 의존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그러나 토론토는 2022~2023시즌보다 계약 전반기에 해당하는 2020~2021시즌 류현진에게 더 큰 기대를 걸었을 것이다. 토론토로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공감이 가는 분석이다. 지난 시즌 후 류현진이 FA시장에 나왔을 때 많은 팀들이 류현진 영입을 원했지만 쉽사리 계약이 성사되지는 않았다.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에 사이영상 투표 2위를 한 류현진은 분명 매력적인 영입 대상이었지만 계약 기간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류현진은 안정적인 장기 계약을 원했고, 많은 구단들은 류현진의 나이와 부상 경력 등을 이유로 장기 계약에 난색을 표했다.
토론토가 류현진을 믿고 구단 역대 투수들 가운데 최고 대우로 4년 계약을 해줬다. 그렇다 해도 토론토가 2023년 만 36세의 류현진보다는 33세인 올해 더 좋은 활약을 해줄 것이란 기대를 갖는 것은 당연하다. 팀 전체가 젊은 선수 위주인 토론토이기에 이들 유망주들이 성장해 전력이 강해질 때까지 베테랑 류현진이 에이스 역할을 하며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하는 측면도 컸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상황이 꼬였다. 캐나다의 외국인 입국 금지로 류현진은 연고지 토론토로 가지도 못한 채 스프링캠프지에 외롭게 고립돼 있다. 만약 올 시즌 메이저리그가 아예 취소되면, 토론토는 34~36세 류현진에게 3년간 8000만달러를 투자한 셈이 된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