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언 교수·청년미디어센터협동조합 이사장 |
분노한 국민들과 슬픔에 잠긴 유가족들을 위한 눈앞의 수습책으로 극단적 방안을 택한 것은 사고 본질에 대한 심층적 진단 및 해경 고유 기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여론만을 의식한 ‘제스처’라는 지적이 날로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더불어 지금도 서해바다에서 대형선단을 이끌고 와 불법으로 조업하는 중국 선원들의 폭력 강도는 조폭의 수준을 넘어 살인자의 양상으로까지 변모해 가는 시점에서 과연 ‘해경 해체만이 정답’인지 묻겠습니다.
지난 15일 해경 등에 따르면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해경은 조직 해체 후 신설되는 국가안전처 소속 해양안전본부로 재편된다고 합니다. 이 경우 해경의 기본 조직은 유지된다지만 이로 인한 각종 부작용들이 예상됩니다.
▲ 불법으로 조업하는 중국 선원들의 폭력 강도는 조폭의 수준을 넘어 살인자의 양상으로까지 변모해 가는 시점에서 해경 해체는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우려를 낳고 있다. |
해경이 국가안전처로 편입되더라도 해양경비·안전·오염방제 기능은 유지하겠지만 수사·정보 기능은 경찰청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만약 해경의 수사권이 없어지면 어떻게 될까요? 쉬운 사례로 중국 어선을 나포하더라도 조사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어선과 선원을 경찰청 해사국에 인계해야하는 웃지 못 할 촌극이 일어나게 됩니다. 참고로 대한민국 해경 해체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선원들이 가장 기뻐하고 일제히 만세까지 불렸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과연 누구를 위한 해체일까요?
해경 해체는 결과적으로 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의 해양주권의 약화를 초래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해경은 기본적으로 해양주권을 수호하는 기관이며 세월호 참사로 인해 잠시 국민의 분노를 샀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국가기관을 없애는 것은 몹시도 경솔하고 사려 깊지 못한 결정 이였습니다.
최근 대한민국을 둘러싼 주변 열강국들은 대한민국 세월호의 교훈을 발판삼아 오히려 해상 관련 기관들을 강화하고 보완하는 현실 속에서 과연 해경 해체만이 정답인지 문제를 다시금 제기해 봅니다. 더불어 해체가 아닌 강화와 개혁의 해법을 재검토하는 정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봅니다.
(이 글은 광화문포럼 주최 '해경, 해체만이 정답인가?' 세미나에서 박진언 배재대 교수가 발표한 발표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