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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역대급 배당에도 주가 하락 ‘비상’

2020-04-06 13:23 | 이동은 기자 | deun_lee@naver.com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금융지주사들이 지난해 기록한 호실적을 바탕으로 배당액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높아진 배당성향과 사상 최고 실적에도 금융지주들의 주가는 저금리·코로나19 사태로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이에 금융지주 회장들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방어와 책임경영 실천에 나서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금융지주사 7곳(신한·KB·하나·우리·BNK·DGB·JB)의 현금배당액은 총 3조112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지난해 지주사 전환 이후 첫 배당을 실시한 우리금융을 제외할 경우 총 배당액은 2조6065억원으로 전년(2조2768억원) 보다 14.5% 증가했다. 

금융지주사들의 배당액이 늘어나면서 배당성향(총배당액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모두 상승했다. 배당성향은 우리금융(27.0%), KB금융(26.0%), 신한금융(25.97%), 하나금융(25.78%), DGB금융(21.2%), BNK금융(20.87%), JB금융(17.1%) 순으로 나타났다.

금융사들이 이처럼 배당을 확대한 것은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추락하는 주가를 방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대 금융그룹(신한·KB·우리·하나)은 11조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둬들였다. JB금융도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으며 BNK금융의 당기순이익도 전년보다 12% 늘어났다.

그럼에도 금융지주사의 주가는 끝없이 하락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유동성 위기와 신용위험이 확산되고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수익성 악화 우려가 발생하면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당국 지원에도 불구하고 기업어음(CP)금리가 계속 상승하는 등 단기자금시장 경색에 따른 유동성 위기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며 “무디스가 한국을 포함 아시아태평양권 은행들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모두 부정적으로 낮춘 점도 은행주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지난 3일 기준 금융지주사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15~0.32배까지 떨어진 상태다. 4대 금융그룹의 PBR은 신한금융 0.32배, KB금융 0.3배, 우리금융 0.23, 하나금융 0.22배 순이다. 지방금융의 경우 JB금융 0.23배, BNK금융 0.16배, DGB금융 0.15배 등이다.

이에 금융지주 회장들은 주가 방어와 책임경영 실천을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5000주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하면서 보유 주식수가 7만3127주로 늘어났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지난달 자사주 4만주를 추가 매입해 보유 주식수가 8만500주에 달한다. 김태오 DGB금융 회장은 지난달 자사주 1만주를 추가로 사들였으며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지난 2월 자사주 2000주를 추가 매입했다.

한편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일 ‘위기대응 총괄회의’를 열고 국내 금융사들에 배당금 지급과 자사주 매입 등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윤 원장은 “유럽중앙은행과 영국 건전성감독청은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에 배당금 지급, 자사주 매입 및 성과급 지급 중단을 권고하고 씨티그룹, HSBC 등 글로벌 은행들이 동참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회사들도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을 확보하고 실물경제에 대한 원활한 자금공급 역량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금감원장의 권고는 바젤3 최종안 일부안 도입으로 인해 자본여력이 늘어나면 이를 실물경제 유동성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기말배당마저 대폭 축소하라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며 “각종 위기 지원 방안에 민간은행들이 동원되면서 은행 주주들의 주주가치 침해 우려가 큰 상황에서 무조건 배당을 하지 말라는 것은 비합리적이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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