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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성차, 1분기 내수 실적선방…2분기 오리무중

2020-04-10 14:41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투자 전략을 재검토에 나섰다.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올해의 경영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신차효과와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에 힘입어 1분기 내수 판매에서 나름 선방한 실적을 기록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뒤늦게 해외시장에서의 코로나19여파로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수출을 위해 평택항에 대기중인 완성차. /사진=미디어펜


더욱이 코로나19 여파가 꾸준히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시장에서의 부진이 2분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 산업의 경우 글로벌 시장의 위축은 난제일 수밖에 없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한국지엠, 쌍용자동차 등 완성차 5사의 3월 내수 판매실적은 총 15만1025대로 전년 동월 대비 9.2% 증가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84.8%나 늘었다.

쌍용차를 제외한 나머지 4사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잇달아 내놓은 신차들이 큰 인기를 끌며 내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반면 해외시장에서는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의 3월 해외 판매는 23만6323대로 전년 동월 대비 무려 26.2%나 줄었다. 기아차 역시 같은 기간 해외 시장에서 11.2% 감소한 17만5952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회사측은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유럽, 북미 등 주요 시장에서의 수요 위축과 일부 해외 공장 가동 중단 등을 판매 감소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국내 자동차 수출 3위 기업인 한국지엠도 북미시장 수요 위축에 따른 제너럴모터스(GM) 본사의 판매 부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3월 수출은 2만8953대로 전년 동월 대비 20.8%나 감소했다.

르노삼성도 북미 판매용 닛산 로그 수탁생산물량 계약 만료가 다가오며 수출이 크게 줄었다. 3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5.2% 감소한 1433대를 선적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쌍용차도 4.6% 감소한 2485대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내수시장에서는 개별소비세 인하와 같은 특수를 통해 판매신장을 이뤄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같은 효과가 없어 자체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으로 만회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현재의 코로나19가 해외를 중심으로 빠르게 전파되며 글로벌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또 2분기에는 더 큰 문제들이 존재하고 있다. 경기침체와 함께 유럽발 부품수급문제라는 변수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완성차 공장이 생산중단에 들어가며 물량을 줄이고 있다. 이로 인해 글로벌 부품사들 특히 자동차 핵심부품을 생산하는 유럽의 부품사도 생산량을 조절하거나 가동을 멈춘 곳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앞서 중국에서 와이어링 하네스의 수급차질로 국내 공장의 가동이 중단됐던 상황이 이번에는 유럽의 부품수급 차질로 재연될 위기에 처해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초기 현대·기아차 국내 공장이 3일에서 10여일간 휴업하게 되면서 생산 차질이 빚어졌고 협력업체들까지 영향을 미치며 손실만 4조원으로 추산된 바 있다. 

부품수급문제가 다시 발생하면 더 큰 손실이 우려되고 이는 실적악화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또 수요가 발생을 해도 생산을 못하게 되면 판매가 되지 않는다는 문제도 있기 때문에 업계 전체가 이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로 글로벌 시장이 위축되며 수요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올해 파급력 있는 신차를 출시해 시장의 반전을 도모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이런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동차는 큰 소비재 제품인 만큼 실물을 확인하고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현재 코로나19로 진행중인 비대면 마케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더욱이 해외 신차 출시 일정도 미뤄지는 등의 문제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생명줄과도 같은 신차사이클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은 내수에서 선방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해외시장에서의 경기침체는 실적개선에 큰 걸림돌이다"며 "이를 위해 다양한 마케팅활동을 벌이며 반등의 기회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이런 위기에 처한 자동차산업은 소재와 부품 등 전방위 산업과 연관이 깊어 정부가 나서 유동성위기를 지원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의 상황이 좋지 않아도 꾸준히 연구개발(R&D)투자를 이어 나가야 되는 산업 특성상 정부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선 경제위기 등에서 자동차산업의 침체는 2년차 이후에 회복세를 보였다. 

이번의 코로나19 위기에서도 빠른 회복은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기간을 정부차원의 지원을 통해 산업경쟁력 확보를 독려해야 된 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동차산업이 위축될 것고 생산감소로 인한 시장축소는 물론이고 인력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다"며 "정부는 기업들이 위기를 견디고 위기 후 상황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적극적인 지원책을 내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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