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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은 귀국, 기업인은 출국’, 진단키트가 봉쇄 빗장 푼다

2020-04-12 11:31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코로나19 확산으로 모든 외국인의 입국금지 조치를 취한 쿠웨이트가 11일 한국기업인에 대해 예외적으로 입국을 허가했다. 특히 쿠웨이트항공 특별전세기편이 제공됐으며, 이 항공편으로 쿠웨이트에서 한달 반 고립 상태에 있던 우리교민들이 귀국했다.

쿠웨이트 항공기로 우리교민이 귀국하고, 우리기업인이 예외적인 입국 허용을 받은 것은 수조원대에 달하는 우리 진단키트 40만개를 쿠웨이트에 수출하기로 결정한 덕분이라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방역 모범국으로 주목받게 한 한국산 진단키트가 국가간 봉쇄의 빗장을 풀고 있는 것이다.

11일 오전6시쯤 쿠웨이트에서 발이 묶였던 우리교민 225명을 태우고 들어온 쿠웨이트항공 특별 전세기는 현대건설을 비롯한 25개 한국기업의 관계자 106명을 태우고 쿠웨이트로 돌아갔다. 

지난 2월 말부터 모든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고 있는 쿠웨이트가 우리기업에 대한 입국을 처음 예외적으로 허가한 것이다. 다만 업체 사정상 쿠웨이트는 이번 특별기에 진단키트를 싣고 가지는 못했다. 

쿠웨이트가 특별대우 논란까지 감사하며 우리기업인들의 입국을 허용한 것은 자국 내에서 진행 중인 4조원 규모의 알주르 LNG탱크 공사, 정유공장 신설 및 현대화 사업을 마무리하고 동시에 한국산 진단키트를 신속하게 수입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 운항 비용은 항공편을 이용하는 교민과 기업측에서 부담한다. 한국기업인은 출국 직전 은 물론 현지 도착 직후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며, 모두 음성이 나와야 출·입국이 가능하다. 이후 기업이 현지에 마련한 자체 시설에 14일간 격리되지만 이 기간에도 비대면 방식으로 사업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이날 인도 뭄바이에서도 한국인 280여명이 들어오는 등 세계 각국에서 한국인 이송 작전은 진행 중이다. 호주 시드니에서도 특별 임시항공편으로 한국인이 들어왔고, 브리즈번에서 처음으로 대한항공 임시항공편이 들어왔다. 

같은 날 키르기스스탄에서 140여명, 네팔에서 170여명의 한국인이 귀국했다. 전날에는 뉴질랜드에서 두 번째 임시항공편이 들어와 첫 번째와 비슷한 260여명의 한국인이 귀국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독일 전세기를 이용해 한국인 4명이 프랑크프루트로 이동한 뒤 카타르항공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정부는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와 적도기니, 말리 등에서도 다국적 전세기를 활용해 교민을 입국시킬 계획이다.

앞서 모로코정부도 지난 2일 모하메드 6세 국왕의 결정으로 정부특별기를 띄워 우리교민 100여명을 태우고 들어와서 한국산 의료물품을 싣고 돌아갔다. 당초 화물기 투입을 검토하다가 정부의 우리국민 귀국 지원 요청에 특별항공편으로 바꿨다.

지난 3월27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관계자들이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NATO)의 C-17 글로브마스터 수송기에 루마니아로 향할 한국산 방호복과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싣고 있다./연합뉴스


9일 기준 한국에 진단키트 공급 요청을 한 국가는 총 128개국에 달한다.

정부 채널로 공급 요청이 온 국가가 총 104개국으로 수출요청이 74개국, 인도지원요청(무상공급)이 66개국이며, 유·무상 어느 쪽이든 공급을 희망한 곳이 36개국이다. 이 외 민간기업에 직접 구매를 희망한 곳을 포함하면 총 128개국이다.

한편,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막혔던 한국과 이란 간 인도적 교역이 이르면 5월 초 재개될 전망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하자 미국이 이란에 대한 최대의 압박 정책을 일부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고, 한국과 이란 간에도 의료물품을 중심으로 무역이 재개된 것이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1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인도적 물품에 한해 이란과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일반 라이선스 8번’을 허용해 6일 개시됐다”며 “한달동안 우리기업과 금융기관이 대이란 제재 위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강화된 주의 의무’를 충족했다는 승인을 받기 위해 서류를 구배하면 5월 초 교역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외에도 제재 대상이 아닌 이란 은행의 계좌를 우리 국적 은행에 개설해 현재 융통이 불가한 이란중앙은행 원화 자금을 집어넣고 한-이란 간 교역에 이용하는 ‘한국형 인도형 교역채널’ 개설도 추진 중이다. 한미 간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 마무리 단계는 아니다. 이와 더불어 스위스를 통한 교역 방식인 ‘스위스 모델’도 가동할 전망이다.

‘일반 라이선스 8번’ 등을 통한 인도적 교역은 이미 정부가 집행한 대이란 인도적 지원과는 별개 사안이다. 한국은 이란에 200만 달러 상당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중 20만 달러는 이미 지원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해 일부 빗장을 일부 풀면서 향후 북미관계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미국은 이란뿐 아니라 북한에도 코로나19와 관련해 인도적 지원이 열려 있다고 여러번 밝혔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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