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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공약' 들고 금배지 도전…게임업계, 21대 국회에 거는 기대

2020-04-14 11:37 | 권가림 기자 | kgl@mediapen.com

21대 국회의원 배지. /사진=국회사무처



[미디어펜=권가림 기자]21대 총선 후보자들이 e스포츠 활성화와 포괄임금제 철폐 등 게임산업 관련 공약을 걸고 금배지를 달기 위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게임업계는 새롭게 꾸려질 21대 국회에서 게임중독 질병 등록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14일 21대 총선 후보자들의 게임산업 관련 공약을 보면 대부분 e스포츠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미래통합당 서울 노원을 지역구에 출마한 이동섭 후보는 e스포츠·게임산업육성센터 설립을 통한 게임문화산업 분야 융복합 지원과 노원 지역 내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대전 유성구을의 김소연 후보는 e스포츠 게임대회 유치를 추진한다. 갑천 일원에서 4차산업혁명에 걸맞은 드론대회나 e스포츠 게임대회를 개최해 경제파급 효과까지 누리겠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갑의 김병관 후보가 지역 내 e스포츠 경기장 유치를 강조했다. 경남 김해시갑 민홍철 후보는 전국 규모의 e스포츠 테마파크 건립을 내세웠다. 

정의당 세종시갑 이혁재 후보는 e스포츠 산업 육성센터 조성을 강조했다. 경남 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에 출마한 무소속 김태호 후보도 e스포츠 대회 유치와 e스포츠 선수촌 설립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외에도 정의당은 IT·게임 노동자를 위해 포괄임금제와 특별연장근로를 철폐하고 중소게임사 자금 지원을 강화한다는 공약을 밝혔다. 미래통합당 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 최형두 후보는 마산 네버랜드를 조성해 '리니지'와 '배틀그라운드' 등 온라인 게임을 실전에서 경험할 수 있는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게임 파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출마한 친 게임 인사도 다수여서 게임업계는 21대 총선 결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 유성구 갑의 조승래 후보는 지난 20대 국회에서 '대한민국 게임포럼'을 발족하고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에 반대하는 등 게임 친화적 인사로 꼽힌다. 

올해 공약에서는 게임 인식 개선과 산업 진흥을 위해 '게임산업진흥법 전면 개정'을 약속했다. 지난 2월 공개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안은 21대 국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동섭 후보 역시 20대 국회에서 게임포럼 공동대표로 활동한 인물이다. 그는 국산 게임 복제 대응을 위한 근거 마련, 불법 프로그램에 대한 처벌 근거 마련 등에 노력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 대리게임 논란이 일었던 정의당 류호정 후보에 사퇴하라는 성명서를 낸 바 있다. 

21대 국회에 바란다…"게임중독 질병 등록, 게임업계 목소리도 경청해야" 

게임업계는 21대 국회에서 게임이용장애로 대표되는 부정적 인식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WHO는 지난해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WHO의 게임중독 질병 등록은 오는 2022년 1월부터 발효될 예정으로 한국에서는 이르면 2026년 1월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인정될 전망이다. 아직은 국내에서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등록되기 전이지만 게임산업계와 의료계 등의 의견을 경청하고 규제 필요성과 다른 대안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게임업계는 게임이 질병으로 등록되면 인재 이탈이 잇따를 것이라고 토로했다. 개발자 등 우수한 인재들의 유입이 줄어들 것이고 이는 게임 질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또한 세금 부담 등 규제로 이어지면 비용 부담도 불가피하다. 매출 1% 강제징수로 가정할 경우 매출 2조원을 내면 200억원의 부담이 발생한다.

산학협력단의 '게임 과몰입 정책 변화에 따른 게임산업의 경제적 효과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WHO 결정 이후 2023년 2조2064억원, 2024년 3조9467억원, 2025년 5조2004억원의 위축효과가 나타난다. 

기존 '셧다운제' 범위가 모바일게임으로 넓어질 수 있다는 시선도 나왔다. 지난 2017년 이후 중국이 한국 게임 판호 발급을 중단한 상황에서 한국의 게임 질병 인정은 이를 장기화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산업이 정체됐는데 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가 도입되면 정체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게임업계 목소리에 귀 기울여 질병으로 인정하는데 기준에 대한 명확한 합의를 내놓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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