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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김세연, 다시 대선후보? '장외 정치' 시동

2020-05-14 17:00 | 손혜정 기자 | mllesonja25@naver.com
[미디어펜=손혜정 기자]4.15 총선에서 불출마했거나 낙선한 미래통합당 유력 인사들이 벌써부터 차기 대선 국면에 돌입하는 분위기다. 3선 이상 중진급 의원들은 여의도 인근에서 '사무실 정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도 '종로'를 정치적 근거지로 삼는 듯한 행보가 포착된다. 다만 일각에선 "아직은 이른 감이 있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제15대 국회부터 내리 6선을 기록한 김무성 통합당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불출마해 여의도를 떠나게 된다. 그러나 정계 은퇴는 아니다. 김 의원은 지난 4일 언론사 인터뷰에서 "원외에서 정권 교체를 위한 밑거름 역할이 필요하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킹메이커' 역할을 암시했다.

정치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김 의원은 여의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무실을 물색 중이다. 14일 김무성 의원실에 의하면 김 의원 측은 이번달 내지 다음달 서울 마포구 공덕동 인근에 사무실을 열 예정이다.

▲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가 종로 지역구에 장학재단을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연합뉴스


사무실은 이번 총선에서 불출마하거나 낙선한 의원을 포함, 전·현직 의원들이 드나들 수 있는 '정치 공부 모임'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펜'에 사무실 개소와 함께 공간 활용 및 향후 (킹메이커로서의) 김 의원 행보, 비전 등을 브리핑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교안 전 대표의 대권 준비 행보도 관측된다. 그는 4.15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후 한 달여 두문불출했으나, 최근 자신이 출마했던 서울 종로구에 오래 거주할 집을 물색하는 등 정치 둥지를 틀 움직임이 감지됐다.

황 전 대표는 종로 일대에 장학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의 측근에 의하면 '총선용'으로 급하게 입주한 혜화동 전셋집 대신 오랫동안 거주할 수 있는 거처를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 전 대표는 원래 서초구에서 오래 거주해왔지만 총선을 두 달 앞둔 지난 2월 혜화동으로 거처를 옮긴 바 있다.

황 전 대표의 일보가 감지된 것은 최근 그가 당내 당선자 및 낙선자들에게 두루 전화를 돌린 일이 보도되면서부터다. 황 전 대표는 통화에서 당선 축하 및 총선 패배에 대한 사죄의 뜻을 전하며 "문재인 정부를 막기 위해서는 힘을 모아야 한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화를 받은 통합당 소속의 한 의원은 "(황 전 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폭정을 앞장서서 막아달라는 당부도 하셨다"고 전한 바 있다.

이러한 황 전 대표의 움직임에 정치권에서는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번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추경호 통합당 의원은 언론사에 "선거가 끝나고 황망히 가셨으니 인사하시는 것으로 본다"고 말해 다소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 김세연 통합당 의원./사진=김세연 의원실 제공.

   
이와 함께 5선의 정병국 통합당 의원도 국회 밖에서 정치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이번 총선에 불출마해 여의도를 떠나지만 청년정치인 양성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가 바른정당 시절부터 교장을 맡아 신경써온 '청년정치학교'는 2017년 바른정책연구소(소장 김세연 현 통합당 의원)에 의해 처음 시작돼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 학교 출신 청년들은 2018년 지방선거와 이번 총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김세연 3선 의원도 여의도 인근 선유도역에서 '정치 공간'을 마련해 역시 장외 정치 활동을 이어간다. 그는 통합당의 사실상 해체와 최근 '830(80년대생·30대·00학번대) 세대교체론'을 주장하고 있다. 김 의원은 정 의원과 함께 청년정치인 키우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같은 유력 인사들의 '사무실 정치'와 대권 준비 미동에 대해선 긍부정 평가가 나뉜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미디어펜'에 황 전 대표의 행보를 염두에 둔 듯 "이미 자격이 없다는 평가가 끝나지 않았나"라며 "의미 없다"는 다소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 교수도 '미디어펜'에 정치권 전반을 향해 "'기다릴 줄 아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며 "대선이 2022년 3월인데 그러면 좀 기다렸다 나와도 무방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단은 좀 조용하게들 있다가 활동하는 편이 좋다. 정치라는 건 상대(국민)를 생각하면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황 전 대표의 장학재단 설립에 대해서도 취지는 좋다고 평가하면서도 "설령 그냥 장학재단 설립일뿐이라 하더라도, 정치적인 의미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정치활동으로 볼 확률이 높은데 본인을 위해서도 안 좋다"고 말했다. 이어 "(황 전 대표는) 대선주자 얘기가 나오던 인사인 데다 총선 패배 책임으로 사퇴했는데 다시 활동하는 건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다만 신 교수는 김무성 의원에 대해선 일부 국민적 '불호' 시각에 대해 정치인들의 숙명이라면서 "(김 의원의 행보는) 대권을 도전하겠다는 게 아니라서 황 전 대표와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장 소장도 김 의원의 '사무실 정치'에 대해선 "'꼭지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무실 낸다고 당장 대권 후보를 만든다기보다 여러 사람 오가며 논의를 모으고 다독이는 역할, 주도 내지 구심점 역할보단 '서포트'적인 면에 (방점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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