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이 발 빠른 위기 대응과 과감한 미래 경쟁력 확보를 동시에 추진하면서 ‘포스트 코로나’ 전략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총수가 중심을 잡으면서 두 그룹의 성장 전략에도 탄력이 붙는 모습이다. ·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구 회장은 업(業)의 기본을 강조하면서 과감한 도전을 주문하고 있다. 최근 두 총수는 코로나19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현장 경영을 강화하며 위기 관리와 새로운 기회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현지시간)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검사를 세 차례나 받아가면 17~19일 중국 출장을 다녀왔다. 이 부회장은 중국 시안에 위치한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영향 및 대책을 논의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중국 지방정부 관계자들과 면담하며 지속적인 협력 방안도 모색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중국을 방문한 글로벌 경영인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위험을 감수하고 중국행을 결정한 것은 선제적 위기 대응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재점화 되면서 반도체 시장에 격변이 예상되고 있다. G2의 힘겨루기에 한국 반도체 산업이 샌드위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상황에서 이 부회장은 정확한 사태 진단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이 위해서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시간이 없다 때른 놓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안전환경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계열사를 급하게 찾아 ‘위기 관리’의 중요성을 환기시켰다.
지난 20일 헬기로 LG화학 대산공장을 찾은 구 회장은 환경안전사가 발생한 현장을 점검하고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강도높게 주문했다.
이 자리에서 구 회장은 ‘기업의 몰락’까지 언급했다. 그는 “기업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은 경영실적이 나빠져서가 아니다”라며 “안전환경, 품질 사고 등 위기 관리에 실패했을 때 한 순간에 몰락하는 것”이라고 했다.
재계에서는 구 회장이 이처럼 강한 어조로 질책한 것은 최근 복합 위기 상황에서 기업의 경쟁력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할 경우 경쟁력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클 수 있다는 것이다.
구광모 LG 회장이 지난해 8월 LG화학 기술연구원에서 연구개발 책임자들과 '솔루블 OLED' 개발 현황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LG 제공
총수가 경영 보폭을 확대하는 가운데 삼성과 LG는 주력 사업의 경쟁력 강화 전략에도 속도를 붙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약 10조원을 투자해 2021년까지 평택에 EVU(극자외선) 기반의 파운드리 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5G, HPC, AI, 네트워크 등 신규 응용처 확산에 따라 초미세 공정 중심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세공정 경쟁력을 강화에 시장 선두인 대만의 TSMC와 격차를 좁힌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글로벌 생산지 효율화로 TV 사업 경쟁력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LG전자는 구미사업장 TV/사이니지 생산라인를 기존 6개에서 4개 라인으로 조절하고, 인도네시아 TV 공장을 아시아 거점 생산지로 육성하기로 했다.
LG전자는 권역별 거점 생산 기지의 생산성과 효율을 높이고, 국내 생산지의 전략적 중요도를 유지해 TV 사업의 성장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