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보유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5월까지 집주인들이 잔금 완납을 조건으로 내놓았던 급매물이 납부 기준일인 전날부터 자취를 감추자 강남 아파트값 낙폭이 줄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추격 매수세는 미미할 것으로 판단하며 기존 하락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5월 말까지 쏟아졌던 급매물이 급격히 소화됐다. 6월 1일은 매년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 주택 보유세 납부 기준일로 절세를 목적으로 5월까지 잔금 완납을 조건으로 내놓았던 매물이 이달에 접어들며 없어졌기 때문이다.
서울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주인이 보유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급매물로 내놓은 아파트가 거래되면서 하락세를 지속했던 이 지역 아파트 값 낙폭이 줄었다.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 매매동향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값(5월 25일 기준)은 0.08% 떨어졌다. 한때 0.29%까지 하락하던 강남 아파트값은 11주만에 0.1%p 이내의 변동률을 보였다. 서초와 송파 역시 각각 0.09%, 0.04%씩 값이 빠지며 지난주 0.14%, 0.07%에 비해 낙폭이 줄어들었다.
서울의 아파트값은 -0.02%의 변동률을 보이며 2달 동안 최저치의 낙폭을 기록했다. 9억이하 중저가 아파트가 많고 가격 상승이 덜했던 비규제지역 아파트의 키 맞추기 가격 상승은 여전히이어지며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소폭 상승했다. 구로와 동작의 아파트값이 각각 0.06%, 0.02% 올랐다.
특히 올해는 9억원 이상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21.12% 상승하며 고가주택 보유세 부담이 커졌다. 15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는 26%이상 올랐다. 9억원 미만 공동주택의 공시가격 상승률이 1.97% 불과한 것에 비교하면 고가 아파트의 보유세 부담이 커졌다.
이 같은 보유세 증가는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권에서 뚜렷하다. 1주택자 종부세 부과 대상인 공시가격 9억원 초과 아파트는 강남구에서만 6만9441가구에서 8만8054가구로 26.8% 늘었다. 또 일부 집주인들은 종부세 강화 방침이 내년 이후로 미뤄지자 보유세 부담으로 내놨던 매물을 다시 거두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급매물에 하락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던 수요들이 급매물이 자취를 감추자 매수 결정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라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급매물이 소화된 이후 호가도 함께 오르며 추격 매수세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초 18억6500만원에 거래되던 잠실 주공5단지 전용 76㎡는 현재 19억4000만원에서 20억원까지 호가가 뛰었다.
임병철 부동산114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거래됐지만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도 상존하고 있어 추격 매수세로 이어지지는 않는 분위기"라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0.5%로 인하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다 이미 초금리여서 추가 인하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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