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대주주 마힌드라가 쌍용자동차의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마힌드라 본사까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대출을 받는 등의 문제로 사실상 투자가 힘들어지며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자급수혈이 절실한 쌍용차인 만큼 정부지원이 더욱 간절해졌다.
15일 관련업계와 주요외신보도에 따르면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12일(현지시간) 인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가 필요하다"면서 "투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 회사와 함께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아니시 샤 마힌드라 부사장은 "만약 (쌍용차의) 새로운 투자자가 생기면 자동으로 우리 지분율이 내려가거나 투자자가 우리 지분을 사들일 수 있다"며 쌍용차 경영권 포기를 시사했다.
마힌드라는 2011년 쌍용차 지분 75%를 인수하면서 경영권을 확보했다. 인수금액은 5200억원 규모였고 두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1300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하지만 현재 지분 가치는 2400억원 수준이다.
마힌드라가 쌍용차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한 것은 코로나19 사태도 마힌드라의 경영 상황도 심각한 위기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고엔카 사장 이번 발언은 마힌드라의 1∼3월 실적을 발표하는 과정에 나왔다. 마힌드라 측은 올해 1분기 손실의 상당 부분이 쌍용차와 미국의 전기 스쿠터 사업 '겐제'에서 나왔다고 밝히면서 쌍용차 철수 가능성을 밝혔다.
당초 마힌드라는 올해 초 쌍용차에 2300억원을 추가로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혔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계획을 철회하고 400억원의 긴급자금만 대여했다. 마힌드라의 자금지원 철회가 결국은 철수 수순이라는 예측이 들어맞은 상황이다.
이러한 마힌드라의 정책변환으로 쌍용차의 자금수혈은 더욱 절실해졌다. 당장 다음달 6일(700억원)과 19일(200억원)에 만기가 돌아오는 산업은행 대출을 갚을 방법 때문이다. 그동안 산은은 대주주의 책임을 강조해왔지만 대주주가 백기를 들어버렸다.
이에 따라 정부가 쌍용차 지원에 나설지 주목된다. 쌍용차는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한 2000억원 지원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쌍용차의 기간산업기금 지원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기간산업기금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 지원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쌍용차는 코로나19 이전부터 경영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철수 방침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쌍용차를 지원에서 배제할 경우 자립이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다.
쌍용차는 마힌드라의 자금지원 철회가 코로나19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내세워 정부를 설득할 방침이다.
또한 쌍용차는 그동안 고용안정을 위해 노력해왔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 2009년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2600여명을 구조조정 했지만 이후 회사 상황이 나아질 때마다 이들을 차례로 복직시켰다.
특히 지난 2018년 정부의 개입으로 10년여를 끌어온 쌍용차의 해고자 문제는 전원 복직으로 일단락 됐다. 하지만 쌍용차는 당시에도 경쟁력악화와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 방문 이후 해고자 복직 문제가 경사노위 주도로 급물살을 탔다.
경영 악화에도 불구하고 마힌드라가 일자리 문제에서 정부의 요구를 수용해 준 만큼 쌍용차의 자금난 문제역시 정부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도 기간산업기금 지원 대상에 자동차 업계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만큼 쌍용차가 결국 지원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쌍용차는 직접 고용은 물론 협력사를 포함해 수만명의 일자리가 연계돼 있다"며 "기간산업안정기금의 주요 목적이 고용안정에 있는 만큼 쌍용차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