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규제관리’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쟁력으로 지목되고 있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기업의 경쟁력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규제심사의 내실화와 투명성이 요구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규제개혁위원회 규제심사 결과와 규제개혁백서를 분석한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이번 분석에 따르면 2017~2019년 동안 정부입법을 통해 신설·강화된 규제는 총 3151건이었다. 이 중 96.5%는 비중요규제로 분류돼 규제개혁위원회 본심사를 받지 않았고, 84.4%는 국회심의가 필요없는 시행령이하 하위법령에 규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3151건의 신설·강화 규제중 예비심사를 거쳐 중요규제로 분류돼 규제개혁위원회 본위원회 또는 분과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친 경우는 3.5%인 110건이었다. 신설규제의 97.5%, 강화규제의 95.2%는 예비심사에서 비중요규제로 분류돼 규제개혁위원회 본심사를 받지 않고 통과됐다. 규제개혁위원회 심의를 거친 중요규제 110건 중 철회권고를 받은 경우는 10건으로 전체 신설·강화규제(3151건)의 0.3%였다.
신설·강화규제의 84.4%는 국회심의를 받지 않는 시행령 이하 하위법령을 통해 만들어졌다. 법령별로 보면 고시나 지침, 규정, 요령 등 행정규칙에 규정한 경우가 31.7%로 가장 많고, 시행령(27.7%), 시행규칙(24.9%), 법률(15.6%) 순이었다. 법률에 규정된 신설·강화 규제 비율은 22.8%(2017년)→15.1%(2018년)→8.3%(2019년)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재계에서는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내실화와 규제수 공개 등 투명한 규제관리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경련도 중요규제인지의 판단을 좀 더 엄밀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최근 10년간 신설강화 규제중 중요규제로 분류된 비율을 보면 2014년까지는 10% 이상이었으나 2015년부터 10% 미만으로 감소했고, 2019년은 2.3%였다.
전경련은 신설·강화규제의 비용·편익분석도 내실화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행정규제기본법은 규제를 신설하거나 강화할 때 규제로 인한 비용과 편익 등을 포함한 규제영향분석서를 첨부하도록 돼있으나, 비용·편익분석란을 공란으로 남겨놓거나 0이라고 기재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규제개혁위원회 본위원회 심사에서 이해관계자가 입법절차상 문제가 있고, 비용편익 분석이 모두 0인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으나 원안통과 된 경우도 있다.
유확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중요·비중요규제 구분을 좀 더 엄밀하게 하고, 규제비용·편익 분석을 충실하게 하도록 하는 등 신설·강화 규제 심사를 내실화 할 필요가 있다”며 “매월 전체 규제수와 함께 신설·강화, 폐지·완화 규제 리스트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규제개혁 동인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2015년까지 부처별 규제수 현황을 공개해 왔으나 현재는 부처별 법령 조문별로만 조회할 수 있어 전체 규제수나, 신설·강화 또는 폐지·완화 현황을 알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